노근창 현대차증권센터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첨단패키징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MOU 체결식’에서 첨단패키징 산업 및 기술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
메모리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주요 응용처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넘어 모바일, 자동차, PC 등 온디바이스 제품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르면 2026년 스마트폰에 모바일 버전의 HBM이 탑재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국가 지원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첨단패키징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MOU 체결식’에 참석해 “늦어도 2026년에는 모바일 HBM 시장이 개화될 것으로 본다”며 “HBM이 지금까지는 주로 AI 가속기에만 붙었다면, 향후 2년 내에는 온디바이스에서도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베타 버전이긴 하지만 애플에서도 스몰 LLM(경량 대형언어모델)을 보강한 제품들이 2025년, 2026년에 나올 것”이라며 애플의 아이폰 AI 탑재를 ‘온디바이스 HBM 시대’의 시작 시기로 봤다.
노 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모바일 HBM 시대를 준비 중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LLW D램’ 및 ‘VCS’를, SK하이닉스는 ‘VFO’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VCS의 첫번째 샘플 개발을 올해 12월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온디바이스 HBM은 현재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고대역폭 D램으로 전망된다. 현재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은 온디바이스에 탑재되기에는 지나치게 크고, 고가이기 때문이다.
노 센터장은 AI 시장에서의 수요는 HPC(고성능컴퓨팅)와 AI 서버를 넘어 개인 디바이스를 필두로 한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시장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온디바이스 분야에서의 첨단 패키징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엔비디아도 ‘NIM’이라는 자체 추론 마이크로서비스 패키지를 확대하고 있는데, 그러려면 엔비디아의 추론 칩을 계속 써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AI 가속기)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3%인 TSMC의 매출 중 52%가 HPC라는 건 HPC가 주인공이라는 것이며 이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년 뒤에는 개인 디바이스도 다시 (매출) 비중이 올라올 것이고, 결국 AI 혁신이 B2C 시장에서 강하게 확장이 될 것이란 의미”라며 “임베디드 수요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디바이스에서의 첨단 패키지 수요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반도체 시장에서 기존 스마트폰·PC·일반 서버 만으로는 교체될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 좋은 성능으로, 더 저전력을 구현하면서, 발열은 적은 ‘그린 반도체’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그것이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는 당연히 자동차, 스마트폰, 노트북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강운병 삼성전자 마스터는 삼성전자의 어드밴스트 패키징 로드맵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Wide(와이드) I/O 메모리가 모바일 HBM 성격인데, 지금의 온디바이스 AI라고 하는 것이 사실 소프트웨어 단계인거고, 하드웨어적으로 구현하려면 데이터레이트가 몇배 더 많아져야 한다”며 “실질적인 데이터레이트가 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각 층에서 수직으로 개별적으로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제품화된 단계는 아니고 앞으로 몇 년 내에 나올 것을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문기일 SK하이닉스 부사장도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활용한 제품의 미래는 밝다”며 “현재 전체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AI 모듈이 공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HBM은 부족하며 당분간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