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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 상무가 지난해 9월 14일 서울 종로구 누디트익선에서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삼양라운드스퀘어가 계열사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 키맨은 ‘오너 3세’ 전병우 상무다. 1년 전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미래를 소개한 전 상무가 직접 실무진으로 참여해 기반을 다진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병우 상무는 현재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을 맡고 있다. 전략총괄은 삼양식품을 포함한 삼양라운드스퀘어 계열사의 신사업을 관리하는 자리다.
1994년생인 전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2019년 6월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했다. 전 상무의 어머니는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다. 할아버지는 창업주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이다.
전 상무는 지난해 10월 상무로 승진하면서 삼양라운드스퀘어 신사업 발굴을 전담하고 있다. 첫 시도는 콘텐츠 제작이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2022년 7월 불닭볶음면 등 인기 제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삼양애니를 설립했다. 전 상무는 삼양애니 걸립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애니는 콘텐츠, 캐릭터 등 지적재산권(IP) 사업을 담당한다. 2023년 말에는 CJENM 제작 PD 출신인 김학준 디렉터를 신임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삼양애니는 올해 초 유튜브 채널 ‘John Maat(존맛)’을 통해 연예인 박준형, 브라이언이 출연하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K푸드, 퓨전 한식, 전통주 등을 중심으로 한 토크쇼 ‘XYOB’를 비롯해 백악관 출신 셰프 ‘안드레 러쉬’가 한국의 매운 음식을 찾아다니는 ‘ROAD MEP(로드 맵)’ 등 한국 음식을 알리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삼양애니 관계자는 “한국 식문화와 음식을 중심으로 한 예능, 다큐, 버라이어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놀이이자 문화가 되는 ‘이터테인먼트(eat+entertainment)’ 실현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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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라운드스퀘어 본사 전경. [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 |
전 상무는 삼양애니를 궤도에 올려놓고, 올해 3월 스스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헬스케어 사업 부문으로 눈을 돌렸다. 현재는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함께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을 맡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불닭볶음면 다음 신사업으로 헬스케어를 주목하고 있다. 전 상무가 이끄는 헬스케어BU도 신설 조직이다. 헬스케어와 관련된 마케팅과 사업기획 등을 맡는다. 목표는 연내 식물성 소재 단백질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한 개인 데이터 축적과 맞춤형 식품 및 식단 제안 등 확장된 사업도 구상 중이다.
전 상무는 지난해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 “식물성 단백질 사업이 기후변화와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매개체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응용제품 연구를 통해 원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더 쉽게 수용될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룹 내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양스퀘어랩은 올해 초 노화연구센터와 디지털헬스연구센터를 신설했다. 각 센터는 박사급 인력으로 대규모 채용 과정을 거쳤다. 마이크로바이옴, 노화방지, 혈당관리, 디지털헬스 등 연구가 주요 업무다.
삼양식품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양라운드힐도 헬스케어 사업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라운드힐은 지난해 7월 삼양목장이라는 이름에서 변경된 사명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삼양라운드힐을 오프라인 웰니스센터로 운영해 예방의학의 중심지로 재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