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6일 대구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앞에 119구급차가 대기 중인 가운데 의료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대구에서 한 80대 뇌출혈 환자가 2시간 넘게 병원을 찾지 못하고 헤메다 의식 불명에 빠졌다. 현재 환자는 대구에서 40여㎞ 떨어진 구미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데, 여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13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 119상황실에 대구 북구의 한 가정집에서 80대 여성 A씨가 전신쇠약 등으로 의식이 없는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곧바로 출동한 소방 구급차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 뒤 오후 6시 54분에 현장에서 출발해 오후 7시 2분에 대구의 B병원에 도착했다. 소방은 “당시 환자의 의식이 명료했던 것으로 판단해 환자를 B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전했다.
이후 B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할 의사가 없다며 A씨는 전원 조치됐다. B병원은 “환자 A씨는 신경외과 쪽 진료를 받아야 했는데, 우리 병원에선 신경외과가 없어 전원 조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 보호자는 “B병원 응급실 전문의가 진료 가능 병원을 찾기 위해 전화를 40분 가량 계속 전화를 돌렸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노 베드(No Bed)’였다”며 “병원을 찾을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B병원에서 소개한 사설 구급대에 연락해 40여㎞ 떨어진 구미의 C병원에 8일 오후 9시께 도착했으나, 13일 현재까지 의식 불명 상태다. 현재 A씨는 C병원의 중환자실에 있다.
A씨 보호자는 “눈앞이 캄캄하다”며 “응급실이 차질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말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