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둔 13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최근 몇년 간 계속된 인플레이션과 이상기온으로 올해에도 추석 물가는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참조기와 채소류 가격이 많이 뛰었다.
16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추석 일주일 전 제사용품 구매에 드는 비용이 4인 기준 평균 33만4828원으로 추석 3주 전 조사 때보다 1.8% 올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28일에 했던 1차 조사에 이어 지난 10∼11일 진행한 2차 조사로 서울 25개 자치구 내 전통시장과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일반 슈퍼마켓 등 90곳의 추석 제사용품 24개 품목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추석 3주 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11개였다. 특히 참조기로 8017원에서 1만368원으로 29.3% 올랐다. 이른 추석으로 인해 아직 생산 시기가 도래하지 않아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금치 16.6%, 송편 21.1%, 유과 6.7%, 사과 6.2%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식품군별로 보면 수산물은 참조기의 영향으로 5.6% 상승했다. 축산물은 2.5% 상승했다. 돼지고기(수육용·목삼겹)는 5.1%, 쇠고기(산적용·일반육)는 4.0% 각각 올랐다. 과일은 0.6% 올랐다. 사과와 곶감이 각각 6.2%, 3.5% 뛰었다.
다른 기관 조사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과 6개 광역시 전통시장에서 28개 차례 용품 가격을 살펴본 결과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이 28만79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석 성수기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8% 높다.
채소류 가격 상승세가 유독 거셌다. 품목별로 보면 애호박, 시금치, 무 등 채소류는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
애호박은 한 개에 2340원으로 59% 올랐다. 이는 기상 여건 악화로 인해 애호박 생육이 지연되고 무름병이 발생해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고온과 가뭄에 따른 주산지 작황 부진으로 인해 시금치는 400g(한 단)에 1만280원으로 12% 올랐고 무는 한 개에 3천700원으로 11% 비싸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도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평균 20만9494원으로 작년보다 1.6% 더 든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지난 6일 전국 23개 지역의 16개 전통시장과 34개 대형유통업체에서 실시됐다. 차례 간소화 경향을 반영해 4인 가족 기준으로 24개 품목을 조사했다.
채소류 가격 상승은 폭염, 폭우 등 이상기온 영향이 컸다. 임상민 물가협회 생활물가팀장은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작황이 부진한 채소류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추석 성수기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소비자 체감물가는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