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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은행의 골드뱅킹(금통장) 계좌 개설량도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글로벌 불확실성 등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진 덕분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3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이달 12일 기준 골드뱅킹 계좌 수는 총 26만3446좌로, 전년 말 대비 1만2501좌(5.0%)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계좌 개설량이 6000만좌 수준이었는데 배가 된 것이다. 골드뱅킹 계좌 수는 지난해 6월부터 16개월째 증가세다.
골드뱅킹 계좌 잔액은 6436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259억원(24.0%)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골드뱅킹 잔액이 마이너스를 보였던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골드뱅킹 잔액은 4개월 연속 플러스를 지속하고 있다.
9월 들어서도 이런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달 9영업일 간 신규 개설된 골드뱅킹 계좌 수와 잔액 증가분은 730좌, 48억원이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이달 신규 개설량은 1400~1500좌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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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뱅킹은 금을 직접 매매하는 게 아니라, 돈을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금을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0.01g부터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데다, 현금화가 쉽고 부가가치세도 없어 실물 금을 매입하는 것보다 간편하고 유리한 측면이 있다.
골드뱅킹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증가한 데는 최근 고공행진 중인 국제 금값이 한몫했다.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가격은 이날 한때 온스당 2589달러선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말께 금 현물가격이 27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본격 시작할 것이란 기대감이 금값을 밀어올렸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은 금리가 낮아질 때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제 정세 불안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 때도 안전자산인 금값이 오른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골드뱅킹에 돈을 넣거나 뺄 때 국제 금 시세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금값이 상승하더라도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엔 원화 환산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파생결합증권 상품인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