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도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EPA]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일본 땅값이 버블 경제 붕괴로 대폭 하락한 1992년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토교통성은 올해 7월 1일 기준지가가 전년보다 1.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일본 기준지가는 3년 연속 상승했으며, 올해 상승률은 전년 대비 0.4%포인트 높았다. 용도별 상승률은 주택용지 0.9%, 상업용지 2.4%였다.
기준지가는 전국 지자체가 조사해 공표하는 2만1000여 곳의 땅값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와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조사한 1월 1일 기준 땅값을 ‘공시지가’라는 명칭으로 발표한다.
닛케이는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권 지가 상승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도쿄권은 4.6%, 오사카권과 나고야권은 각각 2.9% 지가가 올랐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에는 이들 도시권에서 지가가 상승한 지점이 전체의 58.9%였으나, 올해는 84.4%에 달했다. 도쿄권 상업 용지는 조사 지점 중 94.5%가 올랐다.
닛케이는 “3대 도시권에서는 낮은 금리와 재개발 영향으로 주택 수요가 늘어난 것이 지가를 끌어올렸다”며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증가가 지방에도 (지가 상승) 파급 효과를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방권에서 삿포로, 센다이, 히로시마,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모든 용도 지가가 1992년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일제히 올랐다. 이른바 ‘후지산 편의점’이 있는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마치와, 유명한 관광지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마치 지가 상승률도 특히 높았다.
반도체 공장이 세워졌거나 건설 중인 홋카이도 지토세시와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 주변 지역에서도 지가 상승 현상이 이어졌다.
기준지가가 전년 대비 5% 올라 1㎡당 4210만엔(약 4억원)으로 평가된 도쿄 메이지야긴자빌딩 부지는 19년 연속 일본 내 1위 기준지가 자리를 지켰다.
아사히는 일본 기준지가 상승에 대해 “토지 거래가 저조했던 코로나19 시기로부터 회복 경향이 더욱 선명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