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세일즈’차 체코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을 만나 두코나비 신규 원자력발전소 계약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체코 원전 수주 가능성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의 이정표를 삼겠다는 판단이다. 원전 수주 변수로 꼽히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의 분쟁에 대해서는 “원전 협력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려를 불식했다. ▶관련기사 4·10면
▶원전 동맹 공감대 나눈 두 정상=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 기업이 함께 건설할 두코바니 신규 원전이 한-체코 경제의 동반 발전과 에너지 협력의 이정표로서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체코 정부의 환영을 받으며 프라하 하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파벨 대통령과 프라하성에서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일정에 돌입했다.
이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파벨 대통령은 원전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 이번 방문이 ‘팀코리아’의 원전 수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진척된 만큼 회담에서 주요 이슈로 거론됐다. 팀코리아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한수원,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 등이 구성됐다.
윤 대통령은 이번 원전 수주가 갖는 의미에 대해 “한국은 35년 전에 양국이 수교한 이래 지금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확대해왔다”며 “양국의 경제 산업 협력, 과학기술 협력을 한단계 더 높이는 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당시를 떠올리며 “우리나라가 바라카 원전을 처음 수주했을 때 UAE에 원전 엔지니어가 3명이었는데, 15년이 지나서 2000명이 됐다”며 “두코바니 원전 계약이 체결돼서 시공을 하게 된다면 설계, 시공 모든 절차에 있어서 체코와 함께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내년 최종 계약 체결까지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관심갖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파벨 대통령도 “원전 건설에서 높은 수준의 현지화를 희망하고 있고, 60% 정도 체코 기업의 참여를 기대한다”며 “이번 입찰은 체코 산업계에 있어 매우 중대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尹, “원전협력 확고한 공감대”…파벨 “韓 낙관적”=이번 회담을 계기로 ‘원전 세일즈’의 변수 중 하나였던 미국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문제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해결사 면모를 보였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최신 한국형 원전’이 자사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 질의응답을 통해 “양국 정부는 원전 협력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한미 기업간의 원만한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수원은 체코 기업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강구 중”이라며 “이 문제는 바라카 원전 때처럼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또한 웨스팅하우스 분쟁 해결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를 만나 “원전 수출 문제는 핵 비확산 문제부터 많은 게 걸려 있다”며 “차후 원전과 관련된 여러 가지 포괄적인 협력 문제, 에너지 협력 관련되는 이런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협의하기 위해서 정부 간에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한국과 미국이 공조를 해서 조인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되겠다는 데 대해서는 깊은 공감대를 가지고 양국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파벨 대통령 또한 윤 대통령과의 확대회담에서 “한수원의 사업 최종 수주에 낙관적이며, 이 사업이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기반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 두코바니 외에 신규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해선 “최종계약서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면서도 “폴란드,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등에서 원전 개발 계획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가 한국과 협력할 잠재력이 크고, 제3국 시장 진출을 같이 도모할 수 있다”고 전했다.
프라하=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