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3국’의 남성 가사노동 참여 비중이 40%를 넘긴데 반해, 한국 남성의 가사 참여율은 1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미래연구원의 ‘지표를 통해 살펴 본 일가정 양립 현황과 미래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의 15-64세 남녀의 일 평균 총 가사노동시간 중 남성의 투입 비중을 계산한 결과 한국은 18.6%로 일본(15.5%)과 함께 최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출산율이 높은 국가들에서는 남성 가사노동 참여 비중이 40% 전후로 높게 나타난 것과 대조적이다.
안수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구 내 성별 가사노동 분담 불균형은 완화되는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여성이 가사노동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맞벌이 가구의 총 가사노동(가정관리 및 가족 보살피기) 시간(일 평균 240분 내외) 중 남편의 분담 비중은 2004년 13.3%에서 2019년 22.4%로 증가했지만, 성 규범의 변화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지적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이상에서는 부부가 똑같이 가사분담하는 비율이 20%대로 낮지만, 30대는 44.1%, 30세 미만은 56.4%로 나타나 젊은 부부의 가사노동 분담은 중·고령 세대에 비해서는 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12세 미만 자녀돌봄 영역 중 놀이 및 책읽기, 생활습관 훈육 등에서는 부부가 똑같이 분담하는 비율이 50% 내외이나, 그 외 자녀돌봄은 대부분 아내가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부연구위원은 “이는 자녀 생애 초기, 남편의 돌봄 참여가 아내에 비해 배우자출산휴가, 배우자육아휴직 등 활용이 저조했던 것이 장기화 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가사노동 및 돌봄에 대한 가구 구성원과 사회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대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아내가 외벌이를 하는 가구에서조차 가사노동의 절반 이상(56.7%)을 여성이 분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부연구위원은 “양성 평등적 가치관으로의 전 세계적인 변화와 함께, 한국은 맞벌이 가구 증가, 여성의 커리어에 대한 가치 변화, 결혼 및 출산에 따른 기회비용 증가 등 다양한 사회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변화된 환경에 따라, 가사노동 및 돌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며, 가구에서는 부부가 적정한 가사노동 분담 수준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