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일(현지시간)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남부 도시 애쉬켈론 상공에서 다층 미사일 방공체계(아이언돔)로 요격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 유가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증산으로 일정 부분 유가 상승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현지시간 2일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27달러(0.39%) 오른 배럴당 70.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 대비 0.34달러(0.46%) 상승한 배럴당 73.90달러를 기록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헤즈볼라(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까지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180발을 쏘면서 중동 정세 위기가 고조된 까닭이다.
중동은 세계 원유 공급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하고 있고, 이 중 분쟁 당사자인 이란은 하루 3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 170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다만 WTI 가격은 전날 2.4% 오른 데 이어 이날 장 중 한때 72달러를 상회했다가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브렌트유 가격도 장중 76달러 위로 올라갔다가 상승 폭을 줄였다.
지난달 27일까지 일주일간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389만 배럴 급증한 4억1700만 배럴을 기록했다는 미국의 에너지정보청(EIA) 발표 이후 공급 불안이 일정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OPEC+는 이날 회의에서 일부 원유 공급 과잉 징후에도 불구하고 연말 증산 계획을 그대로 유지, 12월부터 1년간 하루 18만 배럴(bpd)을 증산하기로 했다.
OPEC+의 증산 예고와 미국의 원유 공급 증가, 중국의 수요 부진 여파 속에 3분기 유가는 16% 하락한 바 있다.
미즈호증권 미국지사의 로버트 야거는 “OPEC+에 580만 배럴의 유휴 생산능력이 있다”며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인프라를 공격해도 그에 따른 틈을 메울 충분한 원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30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는 하루 140만 배럴을 증산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류가 막힐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의 원유 수출도 영향을 받게 되고, 이란이 인접 산유국을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전면전 위험이 고조될 경우 전쟁에 따른 피해 비용을 국제화하기 위해 이란과 친이란 세력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2019년 친이란 예멘 반군이 무인기로 사우디의 주요 석유 시설을 공습, 일시적으로 사우디 원유 생산의 50%가 차질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