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슬로바키아 총리 “내가 있는 한 우크라 나토 가입 불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친(親)러시아 성향의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보도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이날 현지 방송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나는 슬로바키아 정부 수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여당인 스메르당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지 말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초 총리의 이날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과거 어느 때보다 나토 가입에 근접했다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발언 직후 나와 주목된다.

뤼터 사무총장은 취임 이틀 만인 지난 3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이같이 말하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 가입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토의 1949년 창립 조약에 따르면 신규 회원 가입은 회원국 만장일치 합의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피초 총리의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을 수 있다. 슬로바키아 외에도 러시아에 우호적인 다른 나토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좌절시키려 한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나토 동맹에 속한 슬로바키아는 전쟁 국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해 가을 재선에 성공한 피초 총리는 이전 정부에서 유지해온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뒤집었고, 이웃 국가인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함께 친러 성향을 드러내 왔다.

그는 지난 3일 러시아와의 경제 및 기본 관계 협정 갱신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고, 이날 토크쇼 후에는 “초대받는다면 내년 5월 2차대전 종전 8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1944년 10월 6일 구소련 군대가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국경 인근의 두클라 고개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러시아의 희생 덕분에 슬로바키아가 나치 통치로부터 해방되었다. 자유는 동쪽에서 왔다. 이 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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