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회의 모습. [WHO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현지시간) 올해 콜레라 발병국이 30개국에 이르고 사망자는 작년의 배를 넘겼다고 전했다.
WHO는 이날 발병 현황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 세계의 콜레라 발병 건수는 43만9724건, 사망자는 34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WHO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발병 건수는 16% 감소했지만 사망자 수가 126% 급증했다”며 “의료 접근성이 심각하게 저하된 분쟁 지역과 대규모 홍수로 기반 시설이 파괴된 지역 등의 발병 여파로 사망자 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발병 사례가 나온 국가엔 니제르와 태국 등이 추가됐다. 태국에서는 발병 건수가 5건에 그치고 사망자도 없지만, 니제르의 경우 705건 발병에 사망자 17명이 나왔다.
최근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격화한 레바논에서도 콜레라 발병 사례가 나오면서 열악해진 인도적 환경 속에 감염병마저 확산할 거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나서 보통 24시간 안에 쌀뜨물과 같은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이는 감염병이다.
처음에 복통, 발열이 없이 갑자기 설사하는 것이 특징이며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탈수와 저혈량 쇼크가 온다.
백신 접종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백신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국제사회는 콜레라 백신 투여 규정을 완화해 2회 투여량을 1회로 줄이도록 하는 임시방편까지 써 가며 백신 접종 범위를 넓히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WHO는 “이달 14일 현재 전 세계의 경구용 콜레라 백신은 비축량이 거의 소진된 수준”이라며 “질병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신속히 백신 증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