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버크롬비 모델들(좌)과 마이크 제프리스(우)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의 의류업체 애버크롬비 앤드 피치(이하 애버크롬비)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마이크 제프리스(80)가 오랜 기간 다수의 젊은 남성 모델들을 성착취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미 뉴욕동부지검은 22일(현지시간)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및 성매매 등 16개 혐의로 제프리스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제프리스의 파트너인 매슈 스미스(61)와 남성들을 모집한 제임스 제이컵슨(71)도 함께 체포됐다.
제프리스는 1992년부터 2014년까지 애버크롬비를 이끌며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로 키웠다.
제프리스와 스미스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경력을 쌓으려는 15명의 남성을 상대로 미국과 유럽 각지에서 돈을 지불하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제이컵슨은 남성 모델들을 상대로 선발 시험을 명목으로 성관계를 한 뒤 제프리스와 스미스 커플에게 추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종의 모집책인 셈이다. 피해자 중에는 19세도 있었다.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돈과 권력을 이용해, 꿈을 이루려는 청년들의 성을 착취했다는 지적이다.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소 15년형 이상의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영국 BBC 방송은 지난해 탐사보도를 통해 제프리스에게 성적으로 착취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소개한 바 있다.
이후 미국에서는 제프리스가 채용을 미끼로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모델들에게 성행위를 강요했다고 주장하며 한 남성 모델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애버크롬비 측은 제프리스 체포 이후, '충격적'이라면서도 회사는 제프리스가 받는 혐의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냈다.
마이크 제프리스는 CEO 재직 시절 애버크롬비를 '백인을 위한 브랜드'라 공공연하게 밝힐 정도로 인종차별적 시각을 보여왔으며, 매장 직원도 키가 크고 쭉 뻗은 몸매의 백인만 된다고 고집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