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브릭스 정상회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타스]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첫날인 22일(현지시간) 각국 정상들과 연달아 만났다.
타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 개최지인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과 각각 양자회담했다.
브릭스는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경제국 모임으로 출범한 뒤 남아공,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 등에 가입 승인을 내주며 비(非)서방 국가 연합체로 재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주요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1시간 동안 회담하면서 우크라이나와 국제 정세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세계 현안에 대한 입장과 접근 방식이 수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최근 우크라이나 상황의 긴장고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두 정상이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국제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은 세계 안정화를 이끄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며 “우리는 세계 안보와 공정한 세계 질서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다자 플랫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친구’라고 부르면서 “국제 무대의 심각한 변화가 중러 관계를 훼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디 인도 총리와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
모디 총리는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에 대해 지속해서 연락해왔다”며 “우리는 이 문제가 오직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평화와 안정의 빠른 회복을 위한 모든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며 이번 양자 회담에서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7월에도 러시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 모디 총리는 8월에는 우크라이나, 9월에는 미국을 방문, 평화 중재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러시아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는 악수만 했지만 모디 총리와는 포옹을 나누며 친분을 드러냈다. 러시아 외무부는 모디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내년 인도에 방문해달라고 초대했다고 밝혔다.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는 소중한 동맹이자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투쟁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지지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카잔을 방문하지 못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는 이날 전화 통화를 했다. 룰라 대통령은 23일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카잔을 방문한 각국 지도자들을 초대해 비공식 만찬을 주재했다. 만찬을 마치고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했다.
푸틴 대통령은 23∼24일에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브릭스 가입국이나 가입 희망국 정상, 주요 국제기구 수장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