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억만장자 재산, 유럽 넘어섰다…미술시장서 점점더 중요해져”

2024 아트바젤 파리 전경.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전 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아시아 지역 재산을 더한 비중이 유럽 지역을 넘어섰다. 향후 5년간 전 세계 백만장자의 수는 15%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백만장자 수 증가율이 예상된다.

25일 아트바젤과 글로벌 금융사 UBS가 발간한 ‘세계 컬렉터 조사 2024’(A Survey of Global Collectiong in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억만장자 재산 비중은 중국 본토와 홍콩(12%), 인도(7%)를 비롯한 그외 아시아 지역을 포괄해 27%로 집계됐다. 이는 프랑스(5%), 독일(5%), 영국(2%), 이탈리아(2%)를 포함해 그외 유럽 지역을 합한 비중(22%)을 넘어서는 수치다. 미국의 억만장자 재산을 더한 비중은 지난해(38%)에 보다 2%포인트 늘어난 40%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켰다.

전 세계 백만장자 수는 5년간 꾸준히 증가해 2028년까지 약 1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대만,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2010~2023 전 세계 백만장자 재산 규모와 수. [아트바젤·UBS]
2024 지역별 억만장자 재산 비중. [아트바젤·UBS]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시아 지역 고액자산가들이 미술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아시아 지역 고액자산가 92%가 향후 6개월 동안 글로벌 미술시장에 대해 낙관했다. 특히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고액자산가 97%가 “긍정적”이라고 답해 조사된 모든 지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부터 아시아 지역 고액자산가들이 해외 거래 시 신규 갤러리에서 구매하는데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조사 대상인 중국 본토의 고액자산가들 300명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구매한 고미술품 지출 중간값은 9만7000달러였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이어 ▷프랑스(3만8000달러) ▷이탈리아(3만2000달러) ▷영국(3만1000달러) ▷홍콩(2만8000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UBS의 글로벌 자산관리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아드리안 취리허(Adrian Zuercher)는 “아시아 지역 부의 증가율은 177%로 2008년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며 “코로나 봉쇄가 해제된 이후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고액자산가들이 미래의 미술시장을 형성하는데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 아트바젤 홍콩 전경.

올해도 여성 작가들의 강세는 꾸준히 이어졌다. 전 세계 고액자산가 미술품 컬렉션을 분석한 결과 여성 작가의 작품 비율이 7년 만에 최고 수준인 44%에 도달했다. 고액자산가들의 미술품 포트폴리오에서 지출 할당 비율은 ▷신진 작가(52%) ▷대부분 생존해 있는 저명한 작가(26%) ▷중견 작가(21%) 순이었다.

전 세계 고액자산가의 대다수(91%)는 증여나 유증 받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응답자 중 3분의 1 미만이 상속 작품을 판매하거나 기부한 이유로 ‘컬렉션과의 부적합성’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브라질, 프랑스, 독일, 홍콩,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일본, 중국, 멕시코, 싱가포르, 스위스, 대만, 영국, 미국 등 14개국에서 3660명 이상의 고액자산가(HNW) 응답을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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