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할매래퍼그룹 두팀, 다음달 2일 쩜오골목축제서 대결

지난 28일 수니와칠공주 리더 박점순(왼쪽에서 두 번째) 할머니와 텃밭 왕언니 리더 성추자(왼쪽에서 세 번째) 할머니가 두 그룹의 랩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과 함께 랩 배틀 대회를 앞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헤럴드경제(칠곡)=김병진 기자]경북 칠곡군은 할매글꼴과 할매래퍼로 실버 문화를 선도하는 가운데 할매래퍼 그룹들의 이색 경연인 '쇼미더 할매'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주인공은 외신에서도 K-할매로 주목한 '수니와칠공주'와 지난 3월 창단한 신생 할매래퍼 그룹 '텃밭 왕언니'다.

이들의 대결은 칠곡군이 다음달 2일 왜관읍 1.5번 도로에서 도시재생사업으로 개최하는 '쩜오골목축제'에서 이뤄진다.

이날은 막걸리 시음회에 이은 할매래퍼그룹 맞대결과 함께 슬리피·조광일·쿤타 등의 국내 정상급 래퍼들의 축하공연도 이어져 10대부터 80대까지 함께하는 랩 향연이 펼쳐진다.

도전장을 내민 것은 왜관 3·4리에 사는 평균연령 82세의 8인조 할매래퍼그룹 텃밭 왕언니다.

지천면 할머니들로 구성된 수니와칠공주에서 자극받아 활동을 시작한 텃밭 왕언니는 칠곡군의 중심인 왜관읍민으로서 면민한테 질 수 없다는 각오다.

텃밭 왕언니의 리더 성추자(82) 할머니는 "왜관읍을 주름잡던 왕언니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이번 대회가 자신들의 마을에서 열리는 만큼 물러설 수 없다"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에 대해 멤버 1명을 떠난 보낸 아픔을 극복하고 활동을 재개한 수니와칠공주는 풍부한 무대 경험을 내세우며 텃밭 왕언니의 도전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리더 박점순(84) 할머니는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인다. 조용히 결과로 증명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할머니들의 대결만큼 랩을 지도하는 부부간의 맞대결도 관심을 끈다.

수니와칠공주 랩 선생 정우정(53) 씨와 텃밭 왕언니 할머니에게 랩을 가르치는 김홍태(54) 씨는 부부 사이다.

정 씨는 "보안 유지와 대회 집중을 위해 지난달부터 남편과 각방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일대일 대결에 이어 그룹 간의 맞대결 순으로 진행되며, 일대일 대결은 심사위원이 선정한 단어를 제시하면 리더는 즉석에서 랩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심사는 김재욱 칠곡군수를 비롯해 정상급 래퍼들이 맡고 우승팀에게는 '쇼미더 할매'가 새겨진 모자가 주어진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모든 세대가 랩으로 하나 되는 멋진 무대를 준비했다.”라며“쩜오골목에서 할머니들의 열정과 젊음의 열기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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