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부장 있어야만 출입’…비밀 강남 유흥업소서 마약사범 90여명 검거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 쇼파 뒤에서 발견된 마약류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서 엑스터시, 케타민 등 마약류를 판매·투약한 업소 운영자와 종사자, 손님 등 9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유흥업소 운영자 A씨와 접객원 B씨, 클럽 MD C씨 등 마약류 판매·투약 사범 총 91명을 입건, 이중 A씨와 C씨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입건된 유흥업소 종사자 28명 중 26명이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 클럽 등 업소 20곳에서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서 엑스터시, 케타민 등 마약류를 판매·투약한 운영자 A씨를 지난 4일 체포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A(42)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업소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더 많은 손님들을 유치할 목적으로 해당 업소를 찾은 손님들에게 수차례 엑스터시·케타민을 판매하고 투약 장소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해당 업소에서 직접 관리하던 유흥접객원은 20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같은 업소에서 근무한 접객원 B씨 등 77명에 대해선 2021년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수도권에서 유흥업소 종사자와 미성년자 등에게 필로폰 등을 공급하거나 이를 매수·투약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 중에는 조직폭력배 2명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클럽 MD C(42) 씨를 포함한 피의자 13명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유명 클럽 등을 출입하며 지인들에게 엑스터시케타민을 교부·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5월 A씨가 다량의 마약류를 취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하던 중, 이달 4일 A씨를 체포했다. 또 A씨가 운영한 업소와 A씨가 관리한 유흥 접객원들의 소지품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해, 업소 종사자 6명과 손님 2명을 검거, 이중 종사자 2명과 손님 1명을 구속했다. 해당 업소는 지하 1, 2층 연 면적 300평, 접객 방 31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서 엑스터시, 케타민 등 마약류를 판매·투약한 운영자 A씨를 지난 4일 체포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아울러, 경찰은 유흥주점 등의 영업주가 마약 범죄행위를 위한 장소 등을 제공하는 경우 행정제재가 가능하도록 신설된 ‘마약류관리법 제44조의2’에 근거, A씨와 A씨가 운영한 업소에 대해서 강남구청에 위반사항을 통보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A씨와 연관된 수사를 확대하는 등 연말까지 혐의가 의심되는 유흥업소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올해 9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클럽 등 유흥가 일대 마약류 범죄 특별단속’ 기간으로 정한 바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또 “신설된 ‘식객업소 운영자의 마약범죄 장소제공 등 위반사항 통보’ 규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행정처분 의뢰도 철저히 할 것”이라며 “월 임대료가 수천만 원, 월 매출이 10억 원이 넘는 강남 유흥업소 운영자가 마약사범으로 단속되면 업소는 사실상 문을 닫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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