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추락사’ 아이돌 밴드 멤버, 마약 투약 확인…부검 결과 ‘깜짝’

영국의 4인조 보이밴드 ‘원 디렉션’의 멤버 故리암 페인. [AFP]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영국의 4인조 보이밴드 '원 디렉션'의 전 멤버 리엄 페인이 추락사 전 마약을 복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부검 결과 페인은 사망 직전 또는 적어도 사망하기 전 72시간 안에 코카인 및 처방받은 항우울제를 다량으로 복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인은 '과다 출혈에 따른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어떤 종류의 자해, 또는 제삼자의 물리적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법의학적 소견이 있다"며 "사망자는 추락 당시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반사적 자세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당시 의식을 완전히 잃었거나 거의 잃은 상태였다는 것을 추론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페인은 지난달 16일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지역 카사수르 호텔 3층 객실에서 창문 밖으로 떨어져 숨졌다.

현지 경찰은 페인이 묵었던 방 안에서 안정제인 클로나제팜, 라이터, 위스키, 의약품을 넣은 용기 등을 수거했다. 클로나제팜은 발작이나 공황장애 치료에 쓰이는 약물로, 의존성과 오남용 위험 때문에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취급된다.

페인이 숨진 이후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에는 난장판이 된 페인의 객실 사진 일부가 확산됐다. 해당 사진에는 화면이 부서진 TV, 정체불명의 흰 가루, 양초, 구겨진 알루미늄 포일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진 모습이 담겼다. 탄산음료 캔 뚜껑이 불에 그을린 모습과 비누 포장 용기 등도 담겼다.

한편 아르헨티나 검찰은 페인에게 각각 2번에 걸쳐 마약을 건넨 혐의로 2명을 기소했다. 또 아르헨티나에서 페인과 매일 동행한 다른 1명을 시신유기 등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페인의 시신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고국인 영국으로 운구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 디렉션은 2010년 영국 리얼리티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를 통해 결성됐다. 페인은 원 디렉션의 노래를 작곡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고, 2015년 팀 활동을 중단한 후 2019년부터 솔로로 활동해 왔다.

페인은 솔로활동 중 약물중독에 대해 종종 언급했는데, 2021년에는 "콘서트 투어를 하던 중 어떤 시점에 알코올과 약물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상황이 너무 나빠져 심각하게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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