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보통교부금, 2022년 78.9조원→ 2024년 62.2조원
고특회계 전출 -2.2조원, AI지원-5600억원, 고교무상교육 99% 삭감
2019년까지 한시 일몰조항이던 누리과정 지원 이미 두 차례 일몰 연장
“고교무상교육지원 예산 삭감과 보통교부금 임의삭감 동시 추진 부적절”
기획재정부는 2025년 정부 예산안에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올해 9439억언에서 내년 53억원으로 거의 전액 삭감했다. 사진은 고교무상교육을 전면 확대 시행한다고 발표한 앞선 정부 발표자료에 포함됐던 인포그래픽 [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최근 세수 감소를 이유로 2024년 교육재정교부금을 대폭 삭감하면서 전국 교육청 재정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고등학교 무상교육 예산을 99% 삭감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17일 나라살림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보통교부금은 78조9000억원에서 62조2000억원으로 약 21.2% 줄어들었다. 국세 감소에 따라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없이 교육 재정 예산을 임의로 삭감한 결과란 비판이 나온다. 재정당국은 특별회계 신설로 인해 교육청 예산이 줄었다고 설명했지만, 교육청 재정 부담은 한층 커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고등교육특별회계와 디지털교육혁신 특별회계가 신설되면서 보통교부금 중 일부가 고등교육과 AI 지원 등에 사용됐고, 이에 따라 교육청 일반재원은 약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연구소는 이로 인해 교육청의 재정 여력이 심각하게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고교 무상교육 예산도 2024년 9439억원에서 2025년 53억원으로 거의 전액 삭감될 예정이다. 당국은 일몰 조항 종료에 따른 자연스러운 삭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연구소는 유아교육 지원 예산이 수차례 연장된 것과 달리 고교 무상교육 예산만 삭감된 것은 정책적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연구소는 정부가 재정 평탄화 원칙을 무시하고 세수 재추계에 따라 교육 재정을 급격히 조정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정 평탄화 원칙이란 세수 변동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초과 세수나 세수 결손을 여러 해에 걸쳐 반영해 예산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부는 2024년 세수 결손분을 당해 연도에 즉각 반영하려 했다.
연구소는 예산당국의 이런 삭감은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하고 교육청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024년 세수 결손분을 국회와 협의 없이 교육청 교부금에서 임의로 삭감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며, 재정 평탄화 원칙을 무시하고 초과 세수나 세수 결손을 단기에 반영하는 방식은 예산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