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中, 고맙다 美”…‘K-뷰티’ 수출액 月 10억달러 넘겼다

대(對)중국 수출액 8개월 만에 반등
미국·일본 화장품 수출 호조세 지속
동남아·중동 성장…“수출 확대 기대”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월별 화장품 수출액이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K-뷰티’ 열풍에 힘입어 부진했던 중국 수요가 회복하고, 미국과 일본 수출이 증가한 결과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 증가한 10억3700만달러(한화 약 1조4446억원)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메이크업·기초화장품이 8억7731만달러(약 1조2224억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월별 화장품 수출액은 올해 2월에 7억1700만달러까지 떨어졌으나, 9월 들어 9억2600만달러까지 올랐다. 업계는 올해 화장품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은 84억1067만달러였다.

10월 화장품 수출 실적은 중국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대(對)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3억4016만달러였다. 올해 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82.1% 증가한 2억4648만달러를 기록했지만, 8개월 연속 전년 수치를 밑돌았다. 7~8월에는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반등했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인디 브랜드사의 선전에 이어 국내 주요 브랜드까지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면서 “특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를 중심으로 중국 현지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화장품 ODM 업체 코스맥스 광저우 법인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하며 회복 조짐이 뚜렷했다. 중국 이센그룹과 설립한 광저우 법인은 주요 브랜드인 퍼펙트다이어리 등을 유통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수출도 성장세다. 10월 대미국 화장품 수출액은 1억6551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3.1% 증가했다. 올해 누적 수출액은 이미 8월에 지난해 전체 규모(12억1433만달러)를 넘어섰다. 대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달 1억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0% 오르며 처음으로 월별 수출액이 1억달러를 웃돌았다. 일본 역시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이 8억5008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전체 규모(8억194만달러)를 돌파했다.

베트남(1.2%), 태국(25.7%), 말레이시아(22%), 싱가포르(26.7%) 등 동남아 국가도 힘을 보탰다.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이 ‘K-뷰티 열풍’을 타고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중동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2% 급증한 1746만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UAE는 한국과 한국산 화장품의 UAE 수입 시 관세(5%)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맺었다. 내년 이후 수출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성비가 좋은 ‘K-뷰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다양해지고, 수출도 늘고 있다”며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한국 화장품 수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컬리 뷰티 페스타 2024’에서 참관객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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