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애니 ‘아톰’ 주제가 작사한 日 국민시인 다니카와 슌타로 별세

일본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다니카와 타로가 2022년 5월 일본 도쿄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추억의 일본 애니메이션 ‘우주소년 아톰(Astro Boy)’ 주제가를 작사한 일본 국민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谷川俊太郞)가 지난 1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19일 일본 교도통신,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로와 가까운 소식통이 이같이 별세 소식을 전했다.

1931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유명 철학자인 아버지 다니카와 데쓰조가 문학 편집자에게 고인이 고교 재학 중 쓴 시를 보여준 것이 계기가 돼 20살이던 1952년 첫 시집 ‘이십억 광년의 고독’을 출간한 뒤 유명해졌다.

일본 국민시인 다니카와 타로가 2022년 5월 일본 도쿄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AP]


전후 어두운 분위기에서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하는 이 시집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그는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시는 일본 학교 교과서에 실려있으며 영어, 중국어 등 20여개국 언어로도 번역됐다.

시 뿐 아니라 아동 도서, 에세이, TV 드라마 대본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본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가 그린 ‘철완 아톰’의 일본 TV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작사했다. 이는 한국에서 방송돼 인기를 탄 ‘우주소년 아톰’ 주제가 가사와는 다르다. 또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제가도 작사했다.

1960년대 후반 ‘스누피’ 캐릭터로 유명한 미국 작가 찰스 슐츠의 만화 ‘피너츠’ 등의 일본어 판을 출판했다.

2015년 한국에서 시선집 출간에 맞춰 방한할 당시 그는 “인간 사회 속의 개인이 아닌, 우주 속에 살아있는 자신으로서의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집착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올해 5월 별세한 한국 대표 시인 신경림과 문학적 교감을 기록한 대시집(對詩集) ‘모두 별이 되어 내 몸에 들어왔다’를 2015년 한국과 일본에서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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