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로 구동되는 생체 통합형 이중 안정 햅틱 소자 배열 기반의 다중 감각 피드백 시스템.[포스텍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포스텍(POSTECH) 기계공학과 김진태 교수는 미국 조지아 공대, 노스웨스턴대와 함께 피부 밀착형 무선 햅틱(haptic)1) 기기를 개발, 환자 치료 및 다양한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사람의 피부에는 다양한 기계적 수용체(mechanoreceptors)가 있어 촉각과 압력, 온도 등 감각을 감지한다. 그동안 의료기기와 웨어러블 기기 등 여러 분야에서 이를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지만 피부 유연성과 개인차(피부 두께, 탄력성 등)를 고려한 시스템 개발은 여전히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피부에 밀착되는 햅틱 장치를 개발하여 피부의 기계적 수용체를 효과적으로 자극하고 적은 에너지로도 여러 감각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기기는 압력과 진동 등의 자극을 피부에 전달하면서, 다양한 감각을 세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 특히 연구팀은 사람 피부의 특성을 고려해 동적(움직이는 상태), 정적(고정된 상태) 자극을 모두 제공하고, 수직 및 수평 방향으로 자극을 전달해 감각을 보다 현실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 햅틱 기기가 ‘압력’과 ‘팽창’ 두 상태를 안정적으로 오가며 에너지의 소모를 최소화하고, 기기 스스로 변형을 감지해 감각 자극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이중안정성 및 자기 감지 변형 모드를 적용했다.
이 기기는 시각과 촉각, 또는 그 외의 다른 감각 기능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피부를 통해 전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이 보이지 않더라고 스마트폰이나 다른 장치로부터 전달된 3D 환경 정보를 피부로 느끼면서 주변을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은 환자 맞춤형 치료,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헬스케어 등 산업에서도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 부착된 기기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자극을 정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가상(VR)증강(AR) 현실 분야에서는 더욱 직관적이고 몰임감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유망한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김진태 교수는 “2022년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발표된 선행 연구는 잘 휘어지는 유연 소재와 진동 촉각 센서를 융합한 햅틱 장치였다”라며 “이번에는 단순한 진동을 넘어 찢어지는 듯한 느낌 등 다양한 감각을 반영하여 사실감을 더욱 높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