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신소재 개발 효율 ‘70배’ 높였다

- KAIST-에너지기술硏-지질자원硏, AI 신소재 촉매 설계기술 개발


이번 연구를 수행한 정인철(왼쪽부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오세은 KAIST 박사과정, 이강택 KAIST 교수.[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그린수소 또는 배터리 분야 등 청정 에너지의 성능을 높이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소재 중 하나는 전극이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전극 및 촉매로 활용될 수 있는 신소재를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회를 촉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과 계산화학을 결합, 그린수소 및 배터리에 활용될 수 있는 스피넬 산화물 신소재를 설계하고, 성능과 안정성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스피넬 산화물(AB2O4)은 그린수소 또는 배터리 분야의 차세대 촉매 및 전극 물질로 활용되어 산소 환원 반응과 산소 발생 반응의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물질이다. 하지만 수천 개 이상의 후보군을 일일이 실험으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와 계산화학을 동시에 사용해 1240개의 스피넬 산화물 후보 물질을 체계적으로 선별하고, 그중 기존 촉매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일 촉매 물질들을 찾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를 통해서 전공 서적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원자들의 전기음성도를 바탕으로 스피넬 촉매의 안정성과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가 게재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 표지.[KAIST 제공]


기존 실험 방식에 비해 촉매 설계 과정을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스피넬 산화물에서 산소 이온이 움직일 수 있는 3차원 확산 경로를 발견, 촉매의 성능을 더욱 향상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을 통해 신소재의 성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이를 통해 그린수소와 배터리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촉매 및 전극의 개발을 가속화해, 고성능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예측 방법은 기존 실험 방식에 비해 신소재 개발의 효율성을 70배 이상 크게 높였으며, 이러한 성과가 차세대 에너지 변환 및 저장 장치를 위한 소재 개발 연구에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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