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에서도” 신세계L&B, 롯데百서 판 키운다

신세계L&B ‘와인앤모어’ 매장. [신세계L&B 제공]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신세계L&B가 ‘롯데’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을 키운다. 생존을 위해 유통업계 경쟁사와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올해 3분기 들어 롯데백화점 4개 매장에 와인 납품을 시작했다. 지난 8월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부산 본점에 이어 9월 잠실점과 미아점에 상품을 공급한 것이다. 신세계L&B가 롯데백화점에 와인을 납품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L&B는 소비자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롯데마트에 이어 롯데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와인 매장에 입점하면서 거래처를 늘렸다”며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브랜드를 선보여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L&B가 공격적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배경에는 시급한 수익성 개선이 있다. 신세계L&B의 매출액은 2022년 2063억원에서 지난해 1806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급감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약 12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실적 발목을 잡았던 소주사업을 떼어내고 주력인 와인 사업에 집중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수익성이 낮은 매장도 과감하게 정리되고 있다. 신세계L&B는 올해 오프라인 가맹점인 ‘와인앤모어’ 매장 4곳을 폐점했다. 와인앤모어는 가맹점 없이 전부 임차형태(직영)로 운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폐점은 비용 절감과 직결된다. 올해 와인앤모어 출점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달에는 ‘주류영업통’인 마기환 대표가 선임됐다. 나라셀라에서 영업마케팅총괄을 맡았던 마 대표는 2000년 이마트에 입사해 2019년 신세계L&B 사내이사까지 거친 인물이다. 당시 마 대표는 롯데마트, 홈플러스, 현대백화점 등 경쟁사까지 유통망을 확장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마 대표가 신세계L&B에 다시 합류하면서 유통망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타사와 협력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신세계L&B의 유통망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력을 해나가기 위해 CJ그룹과 손을 맞잡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폐쇄적으로 그룹사 내에서만 유통망을 확보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소비자 중심으로 매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협력 방안이 나오고 있다”며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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