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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KDDX 조감도.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지연 우려가 현실화됐다. 방위사업청이 함정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의 사업착수 목표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은 26일 국방부 기자단 초청 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에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착수를 목표로 추진하겠다”며 “사업추진방안은 관련법규에 따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상정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DDX 사업은 2020년부터 2036년까지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전투능력이 우수한 한국형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주변국과의 해양분쟁 등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사업으로 이지스급 전투체계와 통합마스트, 통합전기식추진체계를 채택하는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생존성과 전투능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함정 건조와 동시에 전투체계와 탐지·무장체계 등 주요 무기체계도 국산화한다.
지난 2016년 소요가 결정됐고 2020년부터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 직원의 군사기밀 탈취·유포 혐의가 유죄 판결을 받아 도덕성에 흠집이 나면서부터다.
때문에 불법으로 빼돌린 정보를 이용해 기본설계를 따내고도 버젓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냐는 지탄이 쏟아졌다.
경쟁업체인 한화오션은 이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이후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초도함을 건조했던 관례를 깨고 경쟁입찰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고 방산업체 지정신청을 했다.
방산업체 지정 업무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KDDX를 방산물자로 지정한 뒤 방산업체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올해 안에 두 업체에 대한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생산능력을 평가해 방산업체 지정 절차를 마무리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산업부가 방산업체 지정 절차를 마무리 한 뒤에 사업추진방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청은 “방산업체가 단수냐 복수냐에 따라 사업추진방안도 수의계약이냐 경쟁입찰이냐로 결정될 수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방산업체가 지정되도록 산업부와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방사청 관계자는 “가장 좋았던 시나리오는 방사청이 사업방향을 먼저 결정하고 산업부가 방산업체 지정을 하는 것이었지만 이미 시기가 늦었다”며 “방사청과 산업부가 비숫한 시기에 서로 다른 방향의 결정을 내리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산업부의 결정을 보고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HD현대중공업이 수의계약을 하게 할 수도, 기본설계도 하지 않았던 한화오션에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기는 선례를 남길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일 것”이라며 “향후 무슨 사업을 하던지 이번 결정이 언급되며 형평성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방산업계가 이번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