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 대사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권의 무기 지원 중단은 우크라이나에게 사형선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 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러시아와 미국의 차기 행정부에 혼란을 일으키려고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폴리안스키 차석대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의 복귀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군에 사형 선고와 다름없는 지원 축소를 시행할 것이라는 예측을 차치하더라도 그가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지원에 대한 감사를 시행할 것이라는 점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가 거듭 협상을 제안했으나 우크라이나와 서방국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은 전세계를 글로벌 핵 전쟁 직전에 빠트렸다. 서방에서 오는 모든 긴장 고조 움직임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시설에 대한 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에 대해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권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의 입장을 바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했다. 러시아의 북한군 파병에 대응하고 취임 즉시 종전 협상을 시행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 전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우크라이나 종전을 추진할 특사로 군 장성 출신 키스 켈로그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 중단을 주장해 온 인물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종식시킬 수 있다고 공언해 왔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적은 없다.
일각에서는 그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점령 영토를 포기하도록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유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측근 사이,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20년간 유예하고 현재 전선을 유지한 채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