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때 묻은 법정스님 유물 ‘빠삐용 의자’ 예비문화유산 우수사례

순천시 ‘국가유산청 제1회 예비문화유산 공모전’ 수상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제1회 예비문화유산 공모전에서 법정스님 유물 ‘빠삐용 의자’가 예비문화유산 우수사례로 선정돼 표창장과 상금을 수상했다.

28일 순천시(시장 노관규)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은 50년이 경과하지 않아 국가유산으로 등록이 어려웠던 예비문화유산을 향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시행해 지자체민간단체 등으로부터 총 246건 1만 3171점을 접수됐다.

시는 법정스님 유품인 빠삐용 의자를 비롯해 한창기 선생의 ‘뿌리깊은나무’ 잡지 친필 원고, 순천에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형구급차 1호 등 총 19건 78점을 발굴해 지난 3월에 신청했다.

국가유산청은 전문가 서류심사, 현장조사, 종합평가를 통해 순천시가 신청한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를 비롯해 88올림픽 굴렁쇠, 한국 최초 에베레스트 등반 원정대 유물,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유품 4건을 최종 선정됐다.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는 스님이 1975년 송광사(조계산) 불일암을 짓고 생활하던 당시 땔나무 장작으로 직접 만들어 20년 간 사용한 손 때 묻은 유품이다.

빠삐용 의자라는 이름은 “영화 속 주인공 ‘빠삐용’이 절해고도에 갇힌 것은 인생을 낭비한 죄였기에 이 의자에 앉아 스스로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는 뜻에서 스님이 지었다.

특히 전 국민적 베스트셀러인 ‘무소유’ 집필기간 이 의자를 제작해 수행에 사용하셨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선정 사유에 대해 “법정스님은 승려이자 수필가, 사회운동가로서 ‘무소유’의 실천으로 국민에게 큰 교훈과 위안을 준 시대의 스승이다”며 “스님 입적 이후 빠삐용 의자는 목포 목상고, 서울 길상사, 해남 우수영 등 전국 각처에 조형물이 설치될 정도로 대국민적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유산”이라고 전했다.

유산을 발굴해 신청한 순천시청 국가유산과 관계자는 “이번 우수사례 시상을 계기로 법정스님 유물을 순천을 대표하는 역사유물로 육성하고 스님의 체취가 깃든 불일암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스님이 이 시대에 주신 가르침을 소중히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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