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터보칠러, 국내 1위·글로벌 5위
냉각시스템에 총 3500억 수출보험
안덕근(왼쪽 다섯 번째) 산업부 장관과 이재성(왼쪽 여섯 번째) LG전자 ES사업본부장 등 참가자들이 2일 경기도 평택 LG전자 칠러 공장에서 수출현장 지원단 간담회를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LG전자와 정부가 AI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고 있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 산업 민관협력을 강화한다. AI 시장 팽창으로 데이터센터용 냉각장치 글로벌 수요가 폭발하면서 칠러를 새로운 수출엔진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2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LG전자 칠러 공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수출현장 지원단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재성 LG전자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해 칠러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LG전자는 안 장관에게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부의 협력을 요청했다. 해외 데이터센터 냉각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업계 내 적극적인 협업도 제안할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규모는 2023년부터 연간 10.9%씩 성장해 오는 2030년 약 4373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냉각장치 시장 역시 올해 85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172억 달러 규모로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이 같은 전망에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LG전자의 초대형 냉방 기술 칠러가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LG전자 칠러 대표 제품인 터보 냉동기 |
LG전자 평택 공장에서는 데이터센터는 물론 대형 상가, 오피스 시설, 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다양한 칠러 제품을 생산한다. 주요 생산 품목은 ▷터보 칠러 ▷흡수식 칠러 ▷스크류 칠러가 있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칠러 제품의 설계부터 제작, 테스트, 출하에 이르는 전 공정을 처리하고 생산한 제품을 국내외 주요 시장으로 공급한다. 평택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칠러 기준으로 1000대 수준이다.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칠러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대용량 제품인 터보 칠러 분야에서는 국내 1위, 글로벌 5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칠러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용량 공랭식 칠러에 무급유 자기베어링 기술을 적용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칠러 내부에서 고속으로 돌아가는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공중에 띄워 지탱하며 회전시키는 기술로, 기존 급유 베어링 방식보다 소음과 에너지 손실이 적다. 또 칠러 등 건물에 설치된 냉난방공조(HVAC) 설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제어·관리하는 통합솔루션 소프트웨어도 갖추고 있다.
이재성 본부장은 “칠러는 LG전자의 B2B 성장을 끌어온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중요한 축”이라며 “정부와의 협업과 소통을 강화해 AI시대 칠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도 칠러 등 냉각시스템에 대해 연말까지 총 3500억원의 수출보험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또 열관리, 서버 등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냉각시스템 연구개발(R&D)사업에 1300억원을 투입한다. 무역보험 한도 2배 상향, 무역보험료 20% 인하 등 특별 우대프로그램도 시행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업부는 AI반도체, 전력 기자재, 냉각시스템을 데이터센터의 성패를 좌우하는 3종 세트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수출의 새로운 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육성을 위한 정책 과제들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액침 냉각 핵심 소재 관련 수출길을 열어주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열 관리, 실증 및 시운전 등 연구개발에 180억원을 투입하고, 국내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실증을 적극 추진한다. 김민지·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