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한 시민이 김을 고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고공행진 중인 김 가격이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일반김의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12월 제품 가격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마른김의 평균 소매가격은 1419원으로 전날에 비해 0.3% 상승했다. 마른김의 올해 11월 평균 소매가격은 1388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019원)보다 36.2% 비싸다. 11월 연도별 평균가격은 2021년 906원, 2022년 937원, 2023년 1019원, 2024년 1388원이다.

기후 변화로 김 생산시기가 늦어진 데다, 해외에서 K- 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마른김 수출량도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보통 9월 중순부터 김 채묘가 이뤄지지만, 올해는 9월 하순부터 10월 상순으로 김 채묘 시기가 늦어졌다. 생산 시기 역시 10월 중순에서 10월 말로 미뤄졌다.

실제 전국 김 생산량의 77%를 차지하는 전남도의 지난해 생산량은 141만속이었지만 올해는 2만속에 불과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수출 증가가 김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와 함께 수온 상승으로 채묘 시기가 1~2주 늦어진 것도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 수출량은 꾸준히 늘었다. ‘검은 종이’로 불리며 해외에서 외면받았던 마른김은, K-푸드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건강식품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김 수출량은 8억4956만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김 수출은 2010년 1억1000만달러에서 작년 7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 대상국은 64개국에서 122개국으로 증가했다. 올해 12월까지 김 수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역대 최고 수출 실적(10억 달러)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일본의 최근 김 작황이 좋지 않은 것도 국산 김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부족한 재고는 소매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동원F&B는 지난 6월부터 양반김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가량 인상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 5월부터 김 가격을 평균 11.1% 올렸다. 광천김, 대천김, 성경식품도 주요 제품 가격을 10∼30% 인상했다.

해수부는 생산이 본격화되는 12월부터 김 소매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 10월부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잇바디’돌김이 생산에 들어갔다”며 “12월부터 우리가 흔히 먹는 일반김의 생산이 시작되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