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과감한 ‘일석다조’ 필요”

대구에서 ‘전국상의 회장 회의’ 열려
“지역경제 위해 ‘메가샌드박스’ 도입”
규제 완화 등 제도혁신 필요 ‘공감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달 2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신기술·신사업 모델을 단일 행정구역을 넘어 광역단위 지역 내에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도록 파격적 제도혁신이 필요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달 2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를 개최해 지역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메가샌드박스’ 도입을 논의했다고 3일 밝혔다.

메가샌드박스는 대구경북, 강원권, 충청권 등 ‘광역 단위 지역’에 특화된 미래 전략 산업을 선정해 규제를 유예할 뿐만 아니라, 관련 교육·인력·연구개발(R&D) 등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낡은 법제도 개선, 파괴적 제도혁신이 필요하지만, 문제는 지금의 모든 방식을 돌 하나, 화살 하나로 새 한 마리를 잡자고 하는 것”이라며 “좀 더 새로운 방법, 좀 더 과감한 새로운 ‘일석다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가샌드박스는 올인원 이노베이션 플랫폼(All-in-One Innovation Platform)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꼬리를 물고 있는 다른 문제들까지 같이 고려해서 풀 수 있도록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라며 “요즘 인공지능(AI)이 많이 나오는데 첨단기술과 전통산업 융합을 촉진하고 먹고사는 문제에서부터 민생문제까지 통틀어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회의에서 회장단은 “저출생·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개별적인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접근에서 나아가 모든 문제를 동시에 풀어내기 위한 일석다조의 해법이 필요하다”며 규제완화뿐만 아니라 교육, 인프라 등을 한데 묶어 지원하는 메가샌드박스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모았다.

메가샌드박스의 개념·사례에 대한 전문가 발표도 이어졌다. 박형곤 딜로이트 파트너는 “메가샌드박스는 단순히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전반에 걸친 혁신을 도모하는 새로운 접근”이라며 “신기술·신산업 모델을 특정 영역 내에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지역경제에 미래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한동석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대구광역시 메가샌드박스 모델에 대한 가상사례’ 발표를 통해 “대구는 교통, 인프라, 지자체 정책 등을 고려할 때 최첨단 모빌리티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제반조건을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며 “최첨단 모빌리티 도시로 전환을 위해서는 관련 기업의 투자가 광범위하게 일어나야 하는데,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인력·인프라·제도 부문을 총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권연구본부 지역산업IT융합연구실장도 “대구는 소부장 중심의 제조업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어 AI 접목과 모빌리티 전환을 시도하기에 최적지로 과감한 규제 해소, 전폭적인 인프라·정주환경 조성과 맞물린다면 새로운 지역 발전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정부와 지자체가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인프라·정주환경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역정책의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며 민간 주도의 거버넌스 마련을 주장했다.

아울러 이날 전국상의는 대(對)국회·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전국 광역상의 회장을 중심으로 한 대외협력위원회·글로벌협력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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