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게임체인저 ‘리튬금속전지’…수명 2배 늘렸다

- GIST 엄광섭 교수팀, 리튬금속전지 안전성·내구성 향상 기술 개발


전기차.[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용량이 더 크고 충·방전 속도가 빠른 차세대 이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소재인 흑연은 이론적 용량 한계에 거의 도달한 상태로,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하기 위해서는 용량이 훨씬 큰 새로운 음극 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다.

음극 소재를 리튬 금속으로 대체한 리튬금속전지는 이론적으로 리튬이온전지보다 10배 높은 음극 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이차전지 완전셀(Full Cell)의 에너지 밀도를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전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리튬금속전지의 충·방전 중 리튬의 수지상 결정 성장이 일어나면서 배터리가 부풀고 내부의 압력이 증가하는 등 안전성 및 내구성 문제가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신소재공학부 엄광섭 교수팀이 전기화학 증착법을 통해 나노와이어 형태의 복합체를 8분 만에 음극에 형성하여 다중 무기 고체 전해질 계면(SEI) 층을 구현함으로써 고에너지 리튬금속전지의 고질적인 수지상 결정 문제를 해결하고 충·방전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인공 SEI 층을 음극 표면에 증착시키기 위해서는 화학기상증착법(CVD)이나 플라즈마 활용한 물리기상증착법(PVD)이 주로 사용되는데 이 방법들은 비용이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균일침전법의 경우에는 최소 1시간에서 최대 12시간 이상의 처리 시간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처리되지 않은 기존의 고체 전해질 계면은 일반적으로 기계적 강도가 약하고 리튬 이온의 확산 속도가 느리다는 한계를 보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 고체 전해질 계면을 형성하려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대부분 단일 성분으로 이루어진 SEI 층 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엄광섭(왼쪽) 교수와 이창현 박사과정.[GIST 제공]


연구팀은 전기화학 증착법을 통해 단 8분 만에 구리-티오우레아 나노와이어 복합체를 구리 집전체에 적용하여 리튬금속전지의 고질적 문제인 리튬 덴드라이트(수지상 성장) 형성을 억제하고, 충방전 성능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다중 무기 고체 전해질 계면 층은 리튬의 균일한 전착을 유도하며, 리튬의 확산을 원활하게 하여 전지의 긴 수명을 보장한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 리튬금속전지보다 2.2배 낮은 고체 전해질 계면저항과 약 7배 높은 리튬 이온 확산 속도를 보여, 리튬금속전지의 충·방전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인해 리튬금속전지의 대칭셀 수명을 1000시간 이상 연장시켰으며, 리튬인산철(LFP) 양극 기반의 완전셀에서는 초기 140 사이클에서 용량 보유율이 30% 향상됐다고 밝혔다.

엄광섭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현재 리튬금속전지가 상용화되지 못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불균형한 덴드라이트 형성의 문제를 빠르고 간단한 전기화학적 처리법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기술은 차세대 리튬금속 전지뿐만 아니라 나트륨, 알루미늄, 아연 등 다양한 금속 음극을 사용하고자 하는 차세대 배터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화학공학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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