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0.1% 그쳐…국민총소득도 제자리걸음

저성장 한국경제…수출이 끌어내려
실질 국민총소득 1.4% 늘었지만
2분기 -1.4% 감안하면 제자리



우리나라 3분기 성장률이 0.1%로 잠정 확정됐다.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쇼크 수준의 결과다.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사실상 제자리를 걸었다. 대한민국 경제가 저성장 수렁에 빠지면서 국민도 점차 가난해지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3면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1% 성장했다. 앞서 발표한 속보치 수치와 같다. 다만,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반영하면서 세부 내용엔 변화가 있었다.

수출(+0.2%포인트), 수입(+0.1%포인트), 지식재산생산물투자(+0.1%포인트) 등이 상향 수정되고 건설투자(-0.8%포인트), 설비투자(-0.4%포인트) 등이 하향 수정됐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2023년 1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고, 올해 1분기엔 ‘깜짝 성장’(1.3%)까지 기록했다. 이에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잠시 보였으나, 2분기(-0.2%)부터 역성장으로 전환했고, 3분기까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앞선 8월 한은 예상 경로(올해 2.4%)대로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려면, 3분기 성장률이 0.5%를 기록했어야 했다. 0.4%포인트나 성장 속도가 늦어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앞선다.

3분기 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0.1%포인트를 나타냈다. 수출이 성장률을 오히려 0.1%포인트 깎았단 소리다. 여기에 수입까지 크게 늘면서 성장률을 0.7포인트 낮췄다. 이에 순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0.8%포인트에 달했다. 성장률을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2% 증가했고,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4%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감소했으나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이 늘어 0.2% 증가했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전기·가스 및 기타연료, 승용차 등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어 0.5%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0.6% 늘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6%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6.5% 증가했다. 수출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2% 감소했으나,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1.6% 증가했다.

실질 GNI는 3분기 1.4% 늘었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무역손실이 16조6000억원에서 14조2000억원으로 축소되면서 실질 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언뜻 보면 견조한 증가세로 보이나 기저효과로 인한 착시 성격이 강하다. 2분기에 우리나라 국민총소득이 이미 1.4% 줄었기 때문이다.

실질 GN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분기(-0.9%) 이후 1년 만이었다. 감소 폭은 2021년 3분기(-1.6%)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그런데 3분기 이를 크게 만회하지 못하고, 되돌리는 수준에서 멈췄다.

한편, 총저축률은 34.4%로 전기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0.4%)은 감소한 반면 최종소비지출(0.8%)은 증가한 데 기인했다. 국내총투자율도 29.9%로 전기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국외투자율은 4.6%로 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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