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를 수행한 김철홍(왼쪽) 교수와 김동규 박사과정.[포스텍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 김철홍 교수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공동 연구를 통해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이 피부 혈관에 미치는 수축 변화를 광음향 현미경 기술로 시각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포토어쿠스틱스(Photoacoustics)’에 게재됐다.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은 피부염,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피부 질환 치료에 널리 사용된다. 특히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는 염증을 줄이고 붉은 기운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색도계(chromameter)로 피부 표면의 색 변화를 측정하여 약물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기존 방법도 혈관 수축 등 내부 변화를 직접 관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공동 연구팀은 소리와 빛을 결합한 광음향 현미경(이하 PAM1) 기술로 피부 속 혈관 변화를 실시간 3D 영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X선 등 이온화 방사선이나 추가 약물 없이도 안전하게 관찰할 수 있어 인체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PAM 기술을 이용하여 네 가지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혈관 수축 능력을 정량적으로 비교·분석하고, 피부 깊이에 따른 혈관 수축 매커니즘을 3D 영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분석 결과, 미국 건선 재단의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역가 분류 체계와 일치했으며, 이는 PAM 기술의 신뢰성과 유용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김철홍 교수는 “새로운 비침습적 약물 평가 방법을 제시한 이번 연구는 임상 연구와 생물학적 동등성 평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FDA와의 협력을 통해 피부질환 치료제의 부작용 연구에도 PAM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