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계엄 의혹에 원화 또 폭락…1430원선 턱밑

원/달러 환율 장중 한때 1430원선 근접
2차 계엄 의혹 뉴스에 외인 불안 증폭해
“불확실성 유지되면 1450원대 갈수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홍승희·김광우·정호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차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6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오전 11시 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1405.10원)보다 17.8원 오른 1422.9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전장보다 0.9원 상승한 1416.0원에 개장했다. 이후 1410원대에서 움직였으나, 국내 정치 상황이 급속도로 변하면서 상단이 열렸다.

이에 오전 11시경 한때 환율은 1429.20원을 기록하며 1430원대를 위협했다. 주간 거래 기준으로 환율이 장중 이 정도까지 뛴 것은 2022년 11월 4일(1429.2원) 이후 처음이다. 단, 1430원대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며 1430원선 아래에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아무래도 2차 계엄 제보 관련해서 속보가 뜬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계엄 예상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자극 받았고, 이 때문에 주식과 코스피가 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환율이 급격히 오를 가능성이 크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뚫린 1440원선보다 레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민 선임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유지되고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당겨서 하지 않으면 (상단을) 1450원까지 열어두고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차 계엄 뉴스로 정국 불안정 이슈가 단발성이 아닐 수 있겠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투자) 심리가 많이 취약해진 것 같다”며 “대외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 이슈로 강달러 환경인데, 국내 수출과 경기도 안 좋은 상황이라 1450원선 터치 가능성도 있다. 환율 바닥이 내려오더라도 1400원대 레벨을 유지할 것 같다”고 봤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도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1440원까지 갔다. 탄핵 정국 속에선 그 정도는 열어놔야 한다. 그걸 선반영해서 지금 올라간 것”며 “고환율은 당분간 유지될 것 같다. 정부가 개입한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단은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도 장중 2400선이 무너졌다. 오전 11시 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89%(21.31포인트) 내린 2420.03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2397.73까지 내려가며 24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88% 내린 651.65를 나타내고 있다. 이 역시 한때 3% 이상 빠지며 연중 최저치인 644.39까지 내려갔다.

환율과 주식시장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차 계엄에 대한 의문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2차 계엄 의혹과 관련 “실제로 관련 제보가 당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국회의원 전원은 국회 경내를 이탈하지 않고 비상대기할 것”이라고 말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의 육군 부대가 오는 8일까지 ‘지휘관 비상소집 대비 지시’를 받았다며 “2차 비상계엄 의심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탄핵 추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탄핵소추안 가결의 키를 쥔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부결에 무게가 실렸지만, 한동훈 대표가 이날 사실상 탄핵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은 7일 오후 7시를 전후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시기는 당겨질 수 있다. 민주당은 표결 시점을 당초보다 2시간 당긴 오후 5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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