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결과따라 시위 성격 ‘돌발’ 변수 있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집회 참가자 수만 20만명 이상인 대규모 집회가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원하는 표결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집회 참가자들의 소요 가능성도 있다. 경찰 지휘부도 이날 대규모 집회 시위가 열리는만큼 모두 정상 출근해, 여러 돌발 변수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7일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여의도 국회앞 대로와 광화문 집회 등에 이날 하루 기동대 8000여명을 투입해 대규모 집회 관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시민들이 모여든 집회 현장으로 통하는 길은 차량이 우회토록 조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 교통경찰 230명을 투입해 사고 차단에 나섰다.
경찰의 고민은 탄핵안 표결 결과에 따라 시위대가 동요할 경우다.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에 들어간다.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현재 재적의원 300명 기준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총 192석의 범야권이 전원 출석해 찬성표를 행사한다는 가정 아래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이 탄핵 찬성표를 던져야 가결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미 당론으로 ‘탄핵 반대’ 입장을 정했고,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탄핵 찬성을 처음으로 표명했던 조경태 의원도 하루 사이 ‘탄핵 반대’로 입장을 바꾸면서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여당 이탈표 8표를 채우기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 만일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윤석열 탄핵’을 주장하는 여의도 집회 참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경찰이 가장 고민하는 대목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주축으로 한 진보성향 단체들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앞에서 ‘범국민 촛불 대행진’을 벌인다. 앞서 민주노총은 여의도와 국회 일대에서 사전대회를 열고, 촛불행동은 여의도공원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행진을, 금속노조는 오후 1시30분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사전결의대회를 한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엔 광화문 집회가 경찰이 고민하는 지점이다. 보수성향 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오후 3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 대한민국 수호’ 국민혁명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들은 ‘두번 탄핵은 안된다’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적극 옹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대규모 집회를 대비해 경기남부청과 경기북부청 등에 경비경력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각각 2000명 안팎이다. 이날 서울 시위 관리에 투입된 경력은 1만2000명 가량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시위 성격이 바뀔 수 있어 시시각각 보고를 받고 대응책 마련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