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안 장기화 조짐…금융권 시장불안 안정 ‘총력전’

금융위, 5대지주 회장 소집 검토

금감원도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

 

3일 오후 11시 40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경제부총리,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논의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비상계엄 사태 초기부터 이어오던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금융지주 등으로 확대해 상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권 별 리스크 관리와 비상 위기 대응 체계 등을 점검하며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8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번주 5대 금융지주 회장, 3대 정책금융기관 수장과 함께 금융시장 점검회의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부결됐지만 한동안 정치적 충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G아시아의 옙준룽 전략가는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속되는 불확실성이 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0fA)증권의 아다시 신하는 지난 6일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탄핵안 표결 이후 원화가 크게 출렁일(big moves)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치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원화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약세”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금융시장점검회의에서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를 소집해 “필요한 시장안정대책을 신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라며 “금융위 직원들은 금융시장 안정에 엄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맡은 바 임무를 다해달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주 업권별 간담회를 연다. 지난 5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시작으로 6일 보험사 최고리스크담당자(CRO) 간담회, 9일 은행 여신·자금담당 부행장 간담회, 10일 저축은행 CEO 간담회를 잇따라 열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들 업권에 공통으로 유동성, 환율 등 위험 요인별로 시장 상황 급변 등에 대비한 종합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계획)을 주문하고 있다.

금감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금융시장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6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 경제·금융에 대한 불안감이 잔존하고 있으나 과거 유사한 정치 상황에서도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투자자들도 신뢰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연말 금융권 자금 상황 점검 결과에서도 장단기 채권시장, 예수금, 퇴직연금 등에 급격한 쏠림 현상은 없고 금융회사 유동성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