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 기무사 해체 트라우마로 계엄령에 매우 민감”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오른쪽)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역 중 한사람으로 지목받고 있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부 사령관은 9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에야 사실을 알았다며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오후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먼저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너무도 죄송하다”며 “백번이라도 공개 장소에서 사죄드리고 사실관계를 소상히 설명드리고 싶었지만 오히려 수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서면으로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밝히겠다”며 “방첩사는 기무사 해체 트라우마로 부대원 모두가 계엄령에 매우 민감하다. 만약 사령관이 미리 알고 준비했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모두 노출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대 출동은 새벽 1시가 넘어서였다”며 “국회나 선관위 근처까지 가다가 복귀했다. 이것은 방첩사가 계엄령을 사전 알지 못하였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또 “따라서 방첩사가 사전기획하고 준비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여 전 사령관은 “방첩사는 계엄령 선포 후 그 사실을 알았다”면서 “그 이후 일련의 조치들은 매우 신중하고 최소한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수사를 통해서 곧 밝혀질 것”이라며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지금 언론에는 심지어 대북작전도 방첩사가 기획했다고 하는데 이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속해서 “제가 사령관으로서 행한 행동에 대해는 엄중히 책임을 지겠다”며 “그 과정에서 제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부대원들에 대해서는 군 명령계통의 특수성을 감안해 저에게 모든 책임을 물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수사과정에서 투명하고 소상하게 저와 방첩사가 이번 비상계엄 과정에서 한 역할과 행동에 대해 사실대로 밝힐 것임을 약속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과 방첩사 부대원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도 죄송하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