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이 깨진 갤럭시 스마트폰. [Dignited 갈무리]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인터넷도 안 되고 전화도 안 되니 너무 답답했어요. 국회에서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시위 참가자 A씨)
“인터넷이 안 터져 막막했는데 한 분이 DMB를 틀어주시더라고요. 다 같이 나눠 보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시위 참가자 B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위가 이어지면서 구형 스마트폰에 탑재된 지상파DMB 기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람이 몰리며 일부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있었지만,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DMB는 문제없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시위에 구형 스마트폰과 ‘줄 이어폰(유선 이어폰)’을 챙겨가라고 안내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07년 출시한 DMB폰. [삼성전자 제공] |
지상파DMB는 이동통신망이 아닌 전파를 안테나로 수신해 방송을 시청하는 기능이다. 전파를 사용하는 만큼 이동통신망이 끊기거나 사람이 밀접해 이동통신망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2020년 이전에 출시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돼 있다.
지상파DMB는 라디오와 함께 재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방송통신발전법에 따르면 지상파 사업자는 재난 또는 민방위 사태가 발생하면 재난 방송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상파DMB는 전기가 끊기거나 이동통신망을 사용할 수 없더라도 문제없이 전파를 수신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지상파DMB 기능을 사용하려면 유선 헤드셋이 필요하다. 2G 휴대전화에는 안테나가 내장돼 있어 DMB를 볼 때마다 안테나를 펼쳐서 사용했다면, 스마트폰에서는 유선헤드셋이 부착해 안테나 역할을 한다.
유선 헤드셋과 스마트폰이 잘 호환되는지 확인도 필요하다. 스마트폰 내에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장치가 포함돼 있어 유선 헤드셋에 금속만 포함돼있다면 안테나로 활용 가능하지만, 일부 스마트폰과 유선헤드셋에서는 호환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라디오 앱을 구동한 모습. [권제인 기자/eyre@] |
지상파DMB 기능은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최신 스마트폰에서는 탑재되지 않고 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인기를 끌면서 지상파DMB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등에 이용자를 빼앗겼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3개월 내 DMB를 사용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9.6%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2019년 출시한 갤럭시노트10부터 해당 기능을 없애기 시작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한 번도 DMB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다.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FM라디오를 대신 활용할 수 있다. FM라디오는 고지대에서 방송을 송출해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하며, 이동통신망 장애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이 역시 안테나 역할을 담당할 이어폰이 필요하다.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