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올해 희귀 고문헌 764점 구입

노비 상속 문서·근대 번역소설 등 학술가치 높은 기록유산 수집


국립중앙도서관이 올해 구입한 고문헌 ‘자치통감강목발명’. [국립중앙도서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 2회에 걸친 고문헌 구입 공고를 통해 ‘동생화회노비문기(同生和會奴婢文記)’, ‘주심부(註心賦)’등 희귀 자료 243종 764점을 구입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고문헌 30만책을 보유한 국내 최대 고문헌 소장처로, 양질의 국가 기록문화유산을 확충하고자 매년 고문헌을 구입해 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민간 소장 16세기 이전의 고서와 고문서, 근대 번역소설 등 유일본 희귀 자료를 집중적으로 구입했다.

이번에 구입한 고문헌 중 ‘동생화회노비문기’는 1449년 9월 3일 장남 배임을 비롯해 여동생, 남동생 등 2남 1녀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노비의 분할 상속에 관해 합의해 작성한 문서다. 15세기 전반기의 노비 소유와 상속 상황을 알 수 있는 고문서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주심부’는 북송의 승려 연수대사의 일심(一心) 사상을 정리한 불교 주석서로, 지눌(智訥, 1158~1210)이 만든 불교개혁 신앙결사체인 수선사(修禪社)에서 1397년 조선 초에 간행한 목판본이다.

‘자치통감강목발명(資治通鑑綱目發明)’은 송나라 윤기신이 편찬한 역사서를 조선에서 수입해 1493년에 주조한 금속활자 계축자(癸丑字)로 간행했다. 굵고 큰 활자인 계축자로 인쇄된 책은 현전하는 것이 드문 희귀본으로 조선 전기 금속활자 인쇄술 연구에 특히 중요한 자료다.

1913년 신문관에서 발행한 ‘허풍션이 모험긔담’은 루돌프 에리히 라스페가 1786년에 쓴 소설을 번역하여 간행한 근대 초기의 희귀 번역소설집이다.

조혜린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국립중앙도서관은 민간에 흩어져 있는 희귀 고문헌을 구입하여 국가 기록문화유산 보존 및 후대 전승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입한 고문헌은 등록과 정리를 마치면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과 한국고문헌종합목록에서 상세한 서지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향후 디지털화 등을 통해 원문 이미지를 공개 서비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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