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헤럴드DB] |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보수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국민의힘을 향해 “자기들이 만든 대통령이 이런 과오를 범했으니까 남들보다 먼저 탄핵하자고 해도 용서받을까 말까”라며 질타했다.
윤 전 장관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비상계엄에 대해 “윤 대통령은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엉뚱한 짓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은 했었다”며 “정말 국민을 통치하기엔 정치 수준이 너무 낮았다”고 했다.
진행자가 “대통령이 술을 굉장히 즐겼다고 하더라”고 묻자 윤 전 장관은 “들리는 말로는 거의 매일 밤 새벽까지 마셨다더라, 그러니까 판단력이 옛날에 흐려졌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술을 그렇게 먹고 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나?“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지난 7일 탄핵소추안 표결에 당론으로 불참 결정을 한 국민의힘에 대해선 “비굴했다”며 “과오는 윤 대통령 과오라고 하더라도 그걸 지금까지 뒷받침해 온 건 여당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저 같으면 국민들한테 사죄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범한 정치적 과오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데 탄핵에 찬성 안 하는 명분과 논리가 뭐냐”고 탄핵에 앞장설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있는데 이제 안철수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지난 7일 표결에 참석, 찬성표를 던진 일을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지난 11월 8일 ‘윤 정권이 오래 버티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본 일에 대해 “국정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게 드러났으니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미래를 보는 특별한 눈을 가졌기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2일 비상계엄 사태 관련 대국민담화를 통해 “야당이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라며 광란의 칼춤을 춘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거대 야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끌어내리기 위해 퇴진과 탄핵 선동을 멈추지 않았다”며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이 탄핵 남발로 국정을 마비시켜 왔다”면서 “야당은 검경 특경비·특활비를 ‘0원’으로 깎은 반국가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광란의 칼춤 추는 사람은 그동안 어디서 무얼 했나”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피와 땀으로 지켜온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계엄으로 놀라고 불안했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한다. 저의 뜨거운 충정만큼은 믿어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에 나선 것은 이번에 4번째다. 지난 7일 계엄 사과 담화 이후 닷새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며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