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로 불확실성 해소됐지만
경제 드리운 저성장 먹구름 여전
경제적 위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국내외에 강한 메시지 던져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극도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한국 경제에 드리운 저성장 먹구름은 여전하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탄핵 정국 이전 한국은행이 내놓은 1.9%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여·야가 기업과 한몸처럼 소통해 초당적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전직 경제 수장들은 17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정 공백이 불가피한 혼란의 시기지만 “경제는 살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경제 부총리가 ‘경제 대통령’이 돼 민생을 최우선으로 삼고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해 불확실성과 국민 불안을 줄여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현 규제개혁위원장)은 “위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선 시장에 신호를 줘야 한다. 경제가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국민뿐만 아니라 해외 쪽에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직후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았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윤경제연구소장)은 외환 안정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그는 “환율이 치솟으면 국내 물가 안정에 위협이 된다. 한국은행과 다방면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경제 수장인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 경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우선되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는 “현재 한국 경제는 3각 ‘퍼펙트 스톰(복합 위기 상황)’이 오고 있다”면서 “경제는 나락에 빠지긴 쉽지만 회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이 한 몸이 되어 경제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 부총리가 과감하게 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시절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제2차관을 거쳐 최장수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구윤철 서울대 특임교수는 “경제부총리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국민들을 위해서 자신감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은 “경제가 우선이다는 생각을 갖고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인들을 만나 경청하고 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산업부 제1차관으로 재직했던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탄핵정국으로 공무원들이 위축되거나 몸을 사리면서 기업들과 소통을 꺼려하면 안된다”면서 “눈치보지말고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업무를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배문숙·양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