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국은행이 2%로 설정된 소비자물가 목표치를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향후 2년 간 물가 안정기조가 예상됐고, 다른 주요 국가들도 2%를 목표치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과 탄핵 사태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에는 탄핵안 가결로 정치 일정이 명확해졌다는 점을 들어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봤다. 국민들을 향해 일상생활로 돌아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수행해달란 호소도 더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8일 한은에서 열린 물가설명회에서 “한은은 정부와 협의를 통해 현재 2%를 목표로 하는 물가안정목표제를 다음 점검시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물가 점검은 통상 일년에 2번, 상반기와 하반기에 나눠 실시된다. 내년 6월까지는 소비자물가 목표치를 2%로 고정하겠단 것이다.
목표치를 고정한 이유에 대해선 “향후 1~2년 시계에서 물가 안정기조가 예상되는 점, 그리고 주요 국가들도 여전히 2%의 물가목표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선 “지금은 1%대로 낮아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에는 목표수준인 2%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물가의 전망경로 상에 탄핵 진행과정 외에도 많은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계엄과 탄핵에 따른 경제 여파도 거론됐다. 이 총재는 “원래 물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자리지만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계시는 최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하겠다”며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최근 들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정책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되어 집행되고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가 유지된다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정기간 지속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호소도 더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국민들이 막연한 두려움에 움츠러들기보다는 일상생활로 돌아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라며 “한국은행도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경제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