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장관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가구 ‘충분’…분당·평촌·산본에 7700호 추가 공급”

18일 세종청사 기자간담회
“1기 신도시, 이주가구 < 공급물량 여력 충분”
“일부 부족 지역에는 LH가 공공분양 단지로 공급”
“국무회의에 늦어 의사결정 참여 안 해…안타깝고 송구”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부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진행된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사업의 효율적인 이주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각 신도시 생활권별로 재건축 이주가구를 수용할 주택 공급총량이 충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보완이 필요한 분당·평촌·산본 지역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7700호의 추가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박 장관은 최근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가격과 심리 지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탄핵 정국으로 서울시 내 아파트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내년도 서울에는 지난 5년 평균보다 많은 4만8000호가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불식했다.

“1기 신도시 이주가구 수용할 주택공급 총량 충분…내년 서울시 공급도 평균보다 많아”


박 장관은 18일 국토부 세종청사에서 간담회를 진행하며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가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며 “각 신도시 별로 재건축 이주가구를 수용할 주택공급 총량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여야 합의로 올해 초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지난달 재건축을 가장 먼저 시작할 시범단지 명단을 발표했다. 내년 특별정비구역 지정에 이어 2026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을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주 대책을 준비하는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가 사업 진행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결국 정부는 이주 단지를 따로 짓지 않기로 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8.8. 주택공급 확대 방안 후속 조치’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


박 장관은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대부분 중대형 단지기 때문에 15평짜리 임의 주택을 지어서 이주하라고 하면 수요가 맞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생활권 내에서 흡수되도록 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지자체와 함께 기존 생활권에 사는 주민들이 이사할 수 있는 지역에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정비사업 물량 등을 뽑아봤더니 총량적으로 봤을 때 이주가 시작될 물량보다 신규로 들어오는 물량이 더 많더라”고 덧붙였다. 이주 가구가 들어갈 수 있는 주택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분당·평촌·산본 등 일부 지역에서 이주 기간 중 특정 연도에 이주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확인돼 LH의 추가공급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일부 지역별로, 또는 시기별로 보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1기 신도시 안에, 혹은 인근의 신규 유휴부지에 총 7700호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라며 “이주용으로 활용한 뒤 공공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당과 야당 후보가 같은 내용의 공약을 건 사항”이라며 “분당을 같은 경우 여야의 후보 성패가 박빙의 차이로 갈렸는데 두 후보가 모두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금 (탄핵)상황과 관계 없이 원래대로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탄핵 정국으로 8.8 공급대책과 관련된 법안들이 밀리면서 내년도 주택공급이 멈출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서울 아파트 수급 상황은 큰 애로사항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선을 그었다. 박 장관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 3만7000호 정도가 수급되는 걸로 추계가 되고 있고, 내년도에는 서울에 4만8000호가 입주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5년간 평균이 3만8000호기 때문에 평균치보다 20~30% 더 많은 물량이 신규로 입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尹 비상계엄에 “송구하고 안타까워…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어”


국토교통부 박상우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이 발동한 비상계엄에 대해 “송구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새벽 상황에 대해 “용산에서 들어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열심히 갔음에도 불구하고 도착했을 땐 상황이 종료돼 있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대통령 담화를 듣고 (비상계엄에 대해) 알았고, 내용이 발표된 걸 알고는 세종 간부들에 비상소집을 걸어 화상회의를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박 장관은 “대한민국의 많은 정치인들이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들 조차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계엄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국정이 회복될 수 있도록 정상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제가 해야할 일은 행정부 일을 잘 챙겨서 1기 신도시같이 국민들이 불안해하거나 걱정하는 데 대해 걱정을 안 해도 되게끔 만드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계얼 상황 이튿날 전 국무위원이 사임을 표한 데 대해서는 “누구든지 그만 둘 각오가 돼있다는 것”이라며 다들 이런 상황에 대해 회의를 갔든, 안 갔든 이런 상황에 대해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주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리에 연연할 생각 없고, 다만 맡은 일을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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