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4단체 간담회 이어 한은 방문
“송년회 재개하시라” 골목경제 언급
국가 의전 서열 2위 우원식(사진) 국회의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우 의장은 지난 비상계엄 해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정국에서 주목을 받으며 주요 정치인 신뢰도 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우 의장의 최근 방점은 ‘경제’에 찍혔다.
우 의장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을 찾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예방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국회의장께서 을지로 위원회를 해 보셔서 민생 경제가 어려운 걸 잘 아시고 그런 부분을 본인이 살려보려고 계속 애를 쓰고 계신다”며 “이번 한은 방문도 대외신인도 회복과 경제 안정을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한 후 “국민의 생업과 일상이 빠르게 안정되고 경제·외교·국방 등 모든 면에서 대내외적 불안과 우려가 커지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고 협력하겠다”면서 “취소했던 송년회 재개하시기를 당부드린다.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이렇듯 우 의장의 최근 행보는 ‘민생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 의장은 지난 17일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경제4단체장과 만나는 간담회를 주재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이날 나온 재계의 요청과 관련해 “미쟁점법안들은 연말까지 최대한 국회에서 통과시키려고 노력하고 의원외교 강화해달라는 조언도 귀담아듣겠다”며 “미국, 일본, 중국, EU(유럽연합) 등에 국회의장 특사를 파견할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우 의장은 43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을 6시간 만에 해제하기까지에도 큰 역할을 해냈다. 지난 3일 밤 기습적인 계엄 선포로 인한 비상 상황에서 우 의장은 국회 담을 넘어 본회의장에 들어왔고, 빠른 표결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거센 항의에도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며 차분히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의결했다.
우 의장은 이 같은 활약 후 주요 정치인 신뢰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원내 1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우 의장의 신뢰도가 더 높게 나타나면서, 이번 계엄-탄핵 정국이 우 의장을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계 요직 인물 개별 신뢰 여부’ 조사에서 우 의장은 56%의 신뢰도를 얻으며 1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표는 4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조사 당시 국무총리)은 2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5%의 신뢰도로 그 뒤를 이었다. 우 의장을 신뢰한다고 답한 이들 중 중도층의 비율은 58%에 달했다.
이번 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5.8%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