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원유 관세 부과로 미국 수출 줄어들 것”
WTI 하락 전망도 “60~70달러 수준 안착할 것”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석유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산 원유에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국내 정유 업계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지난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석유컨퍼런스’에서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캐나다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면, 캐나다 원유는 미국으로 덜 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정유 업체들이 원유 조달에 있어 유리한 국면을 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관세 25%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수출 1위 품목인 원유 대부분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관세가 높아진다면 캐나다가 미국 원유 수출을 줄이면서, 수입국을 한국 등으로 다양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내년에 국제 유가는 올해보다 낮은 배럴당 60~7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중 에너지 경쟁 국면에서 미국이 석유 공급을 늘리는 반면 중국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면서다.
윤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원유(WIT)는 60~70달러대에 안착할 것”이라며 “내년 원류 생산량이 하루 117만 배럴가량 수요를 초과하면서 과잉공급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가 내년에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분을 웃도는 110만 배럴을 추가 생성한다는 업계 전망에 기반한 추산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미국은 자신들이 보유한 석유라는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 석유 산업은 당분간 호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최 위원은 중국에 대해서는 “재생에너지를 동원해 맞서는 식으로 G2의 대응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위원은 중국의 신차 판매량 40%를 전기차가 차지하고, 천연가스 트럭 비중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주목했다.
이어 그는 “재생에너지 사용이 많아질수록 전력 공급 불안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데, 중국은 녹색 수소라는 수단을 통해 맞서려 하고 있다”며 “녹색 수소 생산 용량의 90%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고, 추진 중인 프로젝트 생산량을 합산하면 약 200만톤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최남호 산업부 2차관,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현재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류열 에쓰오일 사장,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국내 석유산업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