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의 감사 요구에 “네”라고 답변
KTV 계엄 특보 때 계엄 비판 정치인 자막 삭제 지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긴급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때 국회 상황을 알리는 자막은 삭제하고 대통령 담화만 10차례 방송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정책방송(KTV)이 감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KTV에 대한 감사를 예고했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TV 간부들이 계엄 선포 당일 ‘계엄이 불법이다, 위헌이다’라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담은 방송 자막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하라고 요구하자 유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KTV는 문체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이 소유한 방송사로, 문체부는 KTV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 권한을 갖는다.
KTV 간부들은 지난 3일 오후 11시 비상계엄 특보 방송에서 계엄 조치를 비판하는 정치인들의 발언과 국회의 움직임 등에 관한 뉴스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거부한 뉴스 자막 담당자를 다음달 4일 오후에 해고한 의혹을 받는다.
삭제를 지시한 자막은 ‘이재명 “위헌적 계엄선포…국민 여러분, 국회로 와달라”’, ‘한동훈 “계엄선포 효과 상실…군경 공권력 행사 위법”’ 등으로 알려졌다.
KTV는 당시 계엄 선포 후 3시간 가량 특보를 진행하면서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장면이나 계엄 해제가 의결되는 모습 등 국회 관련 장면은 내보내지 않은 채 윤 대통령의 담화만 10차례 반복 송출하는 등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방송을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은우 KTV 원장은 “KTV는 행정부를 대변하는 방송”이라며 “(해당 자막은) 정부 정책방송의 기조와 전혀 안 맞는다”고 해명했다. 뉴스 자막 담당자를 해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내년 1월 정기 개편이 있어 이력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