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상대로 무인기를 통해 살포하고 있는 전단지 [인폼네이팜 텔레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지원병으로 파견된 북한군을 향해 태극기가 새겨진 전단을 살포하는 등 고도의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군 활동을 감시하는 친우크라이나 국제 시민단체 ‘인폼네이팜’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드론을 통해 전장에 전단이 살포되는 모습을 텔레그램에 공개했다.
공개된 전단에는 한글로 “이 전쟁은 당신의 전쟁이 아니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두 팔을 벌리고 웃는 북한 병사의 양옆으로 태극기가 그려져 있고, 위에는 “오늘 항복하고 남조선에서의 내일을 맞이하라”고 적힌 전단도 있다.
또 다른 전단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과 러시아 국기를 팔에 단 군인의 모습과 함께 “당신은 돈으로 팔렸다”는 문구가 새겨졌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공격형 드론이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현대전 양상에 익숙하지 못한 북한군을 상대로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수일간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드론 공격으로 북한군을 공격하는 수분 분량의 영상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타격하면서 고도의 심리전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에 따르면, 공개된 영상에는 나무 사이 등에 숨어 있던 북한군 추정 병사들이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우크라이나군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최대 도시 르비우에서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EPA] |
공중에서 찍은 1인칭 시점 영상 속에서 한 병사가 있던 자리에 돌연 공격으로 인한 섬광이 일자, 이 병사는 옆으로 나뒹굴며 쓰러진다.
몇 명의 병사가 일렬로 눈밭을 걸어가던 중 뒤쪽에서 폭발과 함께 포연이 자욱하게 일어나는 장면도 있다.
이후 눈밭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듯 다리를 더듬는 한 병사의 모습이 카메라에 클로즈업 된다.
이어지는 다른 장면에서는 두 명의 병사가 눈밭에 앉아있던 중 뭔가 낌새를 느낀 것처럼 황급히 자리를 피하자, 곧바로 그 자리에 포탄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이뤄진다.
달아나려던 두 병사 중 한 명은 이내 집속탄의 새끼 폭탄에 당한 듯 그대로 쓰러져 눈밭에 나뒹군다.
우크라이나군은 영상에서 북한군을 향한 공격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화면에 인공기 표시를 하고 있다.
RBC는 “특수작전군은 북한이 쿠르스크에서 전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특수작전군에 따르면 MK-19 유탄발사기와 드론 투하 등을 동원해 북한군을 공격, 12명을 사살하고 20명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을 상대로 드론 공격을 벌이는 장면은 지속적으로 공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과 북한군의 교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개활지라는 낯선 전장 환경과 드론이라는 생소한 무기에 적응하지 못한 채 ‘총알받이’로 소모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국정원은 지난 19일 보수적 추정치라며 북한군 전사자가 최소 100여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1000여명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