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결제성 리볼빙 잔액도 증가
카드론 잔액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이자만 최대 20%인 카드론에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 몰리면서 지난달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대치인 42조5000억원에 달했다. 10월 이후 또다시 최대치를 경신해 서민 금융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11월 말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은 2조5453억원이다. 지난 10월 말 42조2201억원보다 약 325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38조8791억원) 대비 3조6665억원 늘었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증가세를 이어왔다. 전월 대비 증가액은 1월 4507억원, 2월 2000억원, 3월 78억원, 4월 4823억원, 5월 5542억원, 6월 1000억원, 7월 6206억원, 8월 6044억원, 10월5332억원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잔액,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도 증가했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11월 말 기준 6조9183억원으로 전월(6조8355억원) 대비 828억원 늘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도 7조1342억원으로 전월(7조1058억원) 대비 284억원 증가했다. 결제성 리볼빙이란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일부만 먼저 갚고 나머지는 나중으로 미뤄서 갚을 수 있는 서비스로, 카드 돌려막기에 이용할 위험이 크고 고금리로 원금상환의 부담이 커져 신용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다중채무, 저신용자 중심 상환 여력이 저하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급전을 찾는 서민이 늘어난 만큼,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롯데·비씨(바로)·삼성·NH농협·현대·하나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은 지난 3월 말 1.38%로, 이는 2015년 3월 1.42% 이후로 최고치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연체율은 1.34%를 기록했다.
경기둔화로 취약차주의 상환 능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5 산업별 전망 분석’에 따르면 “결제자산 대비 차주의 신용도가 낮은 카드대출 잔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고금리 시장 장기화, 경기회복 둔화로 다중채무자와 중·저신용 차주 등을 중심으로 상환여력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