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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초곡용굴 촛대바위 해안산책로. 이곳은 손기정 이후 첫 마라톤 올림픽 챔피언 황영조의 고향이다. |
[헤럴드경제(삼척)=함영훈 기자] 삼척에서 오는 31일 백두대간-해파랑길과 나란히 달릴 동해선 철도 개통식이 진행되고 난 뒤엔 동해선을 만들고 이용하는 모든 국민은 철로가 끊긴 제진역 너머 두만강으로 달리는 꿈을 꾼다. 해파랑길이 북으로 뻗어갈 때, 동해선 철길도 연장될 것이다.
동해선 개통식이 열릴 삼척은 해파랑길 29~32코스를 거느린다. 신라의 삼척부 총사령관 이사부 장군의 족적이 남은 새천년해안도로는 삼척 도심 해안쪽 정라~갈천 구간 해안도로이고, 이는 북쪽으로 동해시 추암바다로 연결된다. 새천년해안도로는 기찻길과 조금 어긋나지만, 관광열차 기준 삼척해변역-추암해변역과 엇비슷하게 동행한다.
새천년해안도로의 S라인과 오르내리막길은 동해안 해안도로 중 가장 리드미컬하다. 급회전 구간엔 늘 널직한 공간을 두고 해상전망대, 조각공원을 곳곳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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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해안도로 |
정라진은 삼척일대 청정수산물의 집산지이고, 맹방-덕산(덕봉산)은 방탄소년단(BTS)이 최장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한 ‘버터’의 재킷 촬영지이다.
맹방해수욕장에서 조금만 내륙으로 들어가면 ‘파6’홀로 유명한 근덕 파인밸리 골프장이 있다. 지방 골프장이지만 하이엔드 레벨로 평가되기도 한다.
궁촌에는 이성계-이방원 세력에게 죽임을 당한 공양왕과 왕자들의 시신을 급히 수습해 조성한 공양왕릉이 있고, 호젓하면서도 낭만적인 해수욕장도 거느린다. 초곡용굴 촛대바위 해안 산책로는 길지 않지만 동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만을 골라 모아둔 듯한 느낌이다. 여름에 가도, 겨울에 가도 서로 다른 매력적인 운치를 몸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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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 해변은 용화해수욕장과 함께 동방의 나폴리라는 관광객들의 별칭을 얻었다 |
용화-장호 해수욕장은 아름다운 경관 때문에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칭을 얻은 ‘강소’ 해수욕장이며, 삼척해상케이블카, 해안레일바이크가 오간다.
갈남어촌은 제주해녀가 원정물질을 하면서 선진물질 노하우를 전수해준 곳이다. 몇몇 제주해녀는 이곳에 터잡았다고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민속조사를 마친 뒤 이곳에 제주-삼척 두 고을의 화합을 상징하는 박물관을 재생한 빈집을 이용해 지었다. 삼척에선 할아버지를 ‘하르방’, 할머니를 ‘할망’이라고 부른다. 제주사투리와 같다.
신남은 결혼 직전 예비신랑을 풍랑에 잃고 그를 기다리던 자신도 파도에 휩쓸려 숨진 ‘실화’에 가까운 전설 때문에, 풍어를 위해, 결혼과 생산을 상징하는 성기숭배문화가 있는 곳으로, 관련 공원도 조성해두었다. ‘15금 관광지’라고들 촌평하는데, 작품일 뿐이므로, 그런 촌평은 일종의 농반진반이다.
울릉도 가는 배가 출항하며, 회가 가성비높고 맛있는 것으로 유명한 임원항과 노곡항, 호산항을 지나면, 솔숲 사진 표절 여부로 국제 소송이 붙었던 방풍림 절경지대 월천해수욕장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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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선굴 |
내륙으로는, 오십천이 휘감아도는 하식애 꼭대기에 임금이 내린 어제시(詩)와 묵객들의 시를 걸어놓은 국보 죽서루를 시작으로, 늙지 않는 마을 미로(未老)의 천은사, 활기치유의 숲, 준경묘와 영경묘를 거쳐, 신기에 이르러 한반고 최고령 동굴군을 만난다. 5억 4000만년 전에 형성된 환선굴, 대금굴, 관음굴 등이다. 관음굴은 가장 수려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보존과 연구를 위해 일반의 출입을 통제한다. 환선굴에 가면 성모마리아상, 파묵칼레미니어처가 있다.
도계는 과거 탄광촌이 있던 곳이다.
과거 삼척 소속이던 태백시 전역과 도계를 ‘삼척 탄좌’라고 통칭했다. 도계엔 한때 5만명에 육박하는 인구가 살았지만 지금은 1만명에 약간 못미친다. 30여년간 도시재생을 거쳐 문화예술미식도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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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계 유리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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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폭포 |
도계엔 국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이끼폭포가 신비한 분위기로 육백산 자락에 은둔해 있다.
또 ‘유리나라, 나무나라’ 뮤지엄, 통일신라 거점 사찰이던 흥전사지, 한국 철도사의 중요한 족적으로 아로새겨진 ‘Z’자 거꾸로가는 스위치백 선로 유적, 스위치백 선로 한가운데 있는 하이원 추추파크 가족테마공원과 캠핑장, 자신의 미모에 도취된 미인의 슬픈 나르시즘 전설을 품은 미인폭포, 전두 전통시장, 블랙밸리 골프장 등이 있다.
삼척은 웰니스의 고장이다. 문체부 웰니스관광지 인증을 받은 삼척활기치유의숲은 피톤치드, 음이온, 경관, 소리 등을 활용해 국민들에게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연휴양림과 더불어 산림휴양치유마을, 유아숲체험원, 공동체 치유정원이 함께 조성되어 있어 국내 최고의 복합 휴양·치유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삼척시 관광문화재단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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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치유의 숲 겨울산책 |
치유센터는 힐링다도, 족욕, 온열치유, 요가, 명상 등을 하며, 트리하우스는 울창한 금강송 숲속 한가운데서 심신의 신진대사를 도와준다. 치유숲길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산림치유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총 15개 코스의 산책로로 짜였다.
사실,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인데, 풍덕계곡으로 유명한 가곡면의 유황온천&스파와 가곡국민여가캠핑장, 가곡자연휴양림, 덕풍계곡야영장 등 ‘가곡 웰니스클러스터’는 전국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추가 웰니스 콘텐츠 제공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곡의 개천을 자세히 보면 돌마다 유황이 말라 희끗희끗한 모습을 볼수 있다. 이곳 유황은 자연그대로의 것이다. 가곡면은 울진 북면과 응봉산을 공유한다. 응봉산은 원천을 활용하는 덕구온천의 발원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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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유황온천&스파 족욕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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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형 간장게장은 고소하고 깔끔하다. |
가곡유황온천&스파는 가곡면의 멋진 자연생태 풍광을 보면서 심신의 피로를 풀고 테라피를 도모하는 메인 풀장부터, 어린아이도 함께할 수 있는 키즈 스파, 동굴 스파, 쿨링 스파, 인피니티 풀, 자쿠지 풀 까지 다양한 테마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족욕 지도사 선생님의 밝은 미소와 따스한 인정을 대하면, 입욕전에 벌써 건강해지는 듯 하다. 바로 옆 국민여가캠핑장은 덕풍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청정 강물을 내려다 보고, 기암괴석 산을 올려다보는 자리에 들어서 있다.
‘가곡’에 도착해서 “내 고향 동쪽 바다~”라는 가곡을 부르는 여행자도 있는데, 가곡 온천욕을 통해 얻은 힐링된 기분에 조건반사적으로 나오는 가벼운 흥얼거림은 죄를 묻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동해선의 개통을 선언하는 도시, 삼척이 고속철 동해중부선의 종점 답게, ‘관광,문화 백화점’같은 매력들을 상다리 부러지도록 차려놓고, 국민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