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尹 법적·정치적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당당하게 임해야”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출연
“당당하려면 헌법재판관도 임명해야”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수사에 신속하게 당당하게 임하셔야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진행자가 윤 대통령이 공수처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등 사법 절차에 제때 응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고 하자 “옳지 않다. 본인이 말씀하신 것처럼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하셨으면 최대한 협조하는 게 맞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 상황 판단이 일반 국민들의 상식적인 판단과는 많이 달랐던 것 같다”며 “본인 입장에선 야당의 의회 폭거 때문에 국정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했을 것이다. 속된 표현으로 ‘이거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을 거란 짐작은 한다만 군을 동원하는 계엄을 선포한 것은 명백하게 잘못됐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대통령 담화가 있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소추를 국민의힘 당론으로 정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선 “당시 참 답답했다”며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수습책은 헌재의 판단을 받아보는 일이다라고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당 다수 의원들이 탄핵 소추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걸 국민들이 얼마나 우려스럽게 바라볼까란 생각도 있었다. 국민의힘이 찬성과 반대로 반으로 쪼개질 거라는 예측도 가능했다. 어차피 이뤄질 탄핵 소추라면 당론으로 통일을 하는 것이 당이 단합돼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야당의 공세가 굉장히 극심하다”며 “꼭 특검이 필요하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이 너무 일상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특검은 권력이 수사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하는 건데 지금 민주당은 뭐든지 다 특검하자고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비대위원장이 결정되셨으니 빨리 그동안 있었던 일들 사과할 건 사과하고 대외신인도 하락이나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 등 계엄 여파에 대해 우리 당이 빨리 올바른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해야 야당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여야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 대립하는 데 대해서는 “헌법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른데 당당하려면 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조기 대선이 벌어지면 출마하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고민이 깊다”며 “지난번에 5년 동안 시장직을 수행한 때에도 중도 하차를 했다. 다시 또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하는 건 사실 상당히 부담이다.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한편 국가가 위기 상황이고, 4선 서울시장으로서 소중한 경험을 좀 더 큰 단위로 써야한다는 요구가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런 두 개의 큰 요구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참 고민이 깊다”고 했다.

오 시장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의회해산권과 내각불신임권 조항이 지난 87년 헌법에 들어가 있었다면 아마 지금처럼 극단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며 “이를 헌법에 보장하는 개헌을,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고 해도 그 전에 개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이 응할 이유가 별로 없어보인다. 민주당은 대선 빨리 치르고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고 싶은 게 솔직한 욕심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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