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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산 잡(JOB) 페스티벌’이 열린 2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중장년 구직자들이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상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용노동부가 중장년 계속고용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 현장의 이야기를 모아, 10개 우수기업의 사례를 소개한 ‘중장년 계속고용 우수기업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우수기업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은 중장년 인력을 선택적으로 계속고용하고 있으며, 실제 필요로 하는 직무에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중장년의 강점인 숙련 기술, 생산 노하우, 경험과 공감을 담은 서비스를 발휘할 수 있는 직무에서 기업들의 계속고용 수요가 높았다. 우수기업들은 정년연장보다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재고용 시 임금수준을 유지하거나 중장년이 만족하는 수준으로 일부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련 기술’ 부문에선 효성중공업의 계속고용이 돋보였다. 이 회사는 숙련 기술이 필수적인 중전기 분야 기업으로, 직원 2,200여명 중 30%가 50대 이상일 정도로 숙련된 중장년 인력의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업의 숙련 기술인력 필요에 따라 60세 정년 이후에도 변압기, 전동기 등 제조 현장의 기술인력을 2년간 숙련촉탁직으로 재고용하며, 생산성에 맞춰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2년 숙련촉탁직 이후에도 팀 요청에 따라 추가로 계약을 연장하여 70세까지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례도 있으며, 필요시에는 숙련 기술인력뿐 아니라 사무직도 재고용하고 있다.
고령자 계속고용으로 ‘생산 노하우’를 확보한 기업은 동원홈푸드다. 동원홈푸드는 축적된 생산 노하우를 보유한 중장년 조리원들을 계속고용하여 뛰어난 손맛으로 식품을 만들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숙련도가 높아 업무를 원활히 해내며, 75세 조리원도 현장에서 여전히 일하고 있다. 특히, 30~40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전할 수 있도록 경력직 조리사와 인턴 조리사를 1:1 매칭해 도제식으로 세부 기술과 비결, 문제해결 능력 등을 전수하고 있다.
GS리테일은 고령자의 경험을 활용하고 있다. GS리테일의 슈퍼마켓 브랜드인 GS더프레시는 중장년 직원들이 주부 경험과 공감을 바탕으로 주 고객층인 40~60대의 필요에 맞추어 상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스토어 매니저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매장에서 장기간 근무한 중장년 직원은 고객의 구매 습관과 유행을 잘 알고 있어 계속고용 수요가 높다. 기업도 중장년의 경험을 높이 사 활발히 신규 채용할 뿐 아니라 60세 정년 이후 재고용을 통해 사실상 근무기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또, 근무일수와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중장년층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고용부는 위 사례들을 비롯해 총 10편의 우수기업 사례를 책자와 카드뉴스,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해 누리집(www.moel.go.kr), 고용24(www.work24.go.kr), 누리소통망(SNS) 등을 통해 더욱 많은 기업이 공유할 수 있도록 배포할 예정이다.
이정한 고용정책실장은 “중고령층이 가진 숙련 기술, 생산 노하우, 경험과 공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중장년과 기업이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 지난 23일 주민등록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거대 인구 집단인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705만명)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74년생·954만명)가 차례로 법적 노인에 진입하면서 20년 뒤인 2044년 노인 비율이 36.7%에 이르는 세계 1위 초고령국가가 될 전망이다. 반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23년 3657만명에서 2044년 2717만명으로 940만명 감소한다.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는 느는데 일할 사람은 1000만명 가까이 사라지는 셈이다.